서울 전역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이 내년에 처음으로 발행된다. 그동안 서울사랑상품권은 25개 자치구별로 발행해 해당 구에서만 쓸 수 있었다. 새로 발행되는 이 상품권은 식당, 카페, 병원, 학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서울 36만여 개 전체 가맹점에서 7% 할인받는다. 시민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서울사랑상품권 총 43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기존 자치구에서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2800억원, 법인상품권을 100억원어치 발행한다. 시는 나머지 1400억원어치를 ‘광역사랑상품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광역사랑상품권은 자치구가 아닌 시 전체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이다. 부산·울산·경상남도 등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적이 있다. 서울은 내년에 처음 선보인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각 자치구 안에서 발행하고 사용하도록 제한하다 보니 서울 전체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서울사랑상품권 전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 서울사랑상품권 예산을 올해보다 81억원 증액한 338억원으로 편성했다. 서울사랑상품권 총 발행 규모는 올해(1조816억원)의 절반을 밑돌지만, 광역사랑상품권 신규 도입으로 시가 투입해야 할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

각 지역의 소비 촉진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도입한 지역사랑상품권은 최대 10% 할인한 가격으로 발행한다. 정부는 국비로 할인율 2~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한다. 나머지 할인에 대해선 각 자치구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서울시와 자치구가 분담률을 정해 예산을 투입한다.

다만 광역사랑상품권은 서울시 자체 정책인 만큼 할인에 필요한 예산을 전액 시비로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광역사랑상품권 할인율을 지역사랑상품권보다 낮은 7%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보다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선 할인율을 10%보다 낮춰 발행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할인율을 다양하게 하더라도 국비를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지속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전국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은 2403억원으로, 올해(1조522억원)보다 77% 급감했다. 이로 인해 전국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올해 20조원에서 내년 6조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