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적자 아랑곳않고 'K콘텐츠 산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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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밀가루 만드는 CJ가 방송·영화를 알겠어?
“누나,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
이재현 CJ그룹 회장(당시 제일제당 상무)은 1995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당시 이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총괄하던 제프리 카젠버그 등이 함께 세운 ‘드림웍스SKG’에 투자하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떠나는 길이었다.
당시 소비자들에게 CJ는 설탕과 밀가루를 만드는 식품회사였다. 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식품회사로 머물러선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했다. 비행기 안에서 그는 마음속에 품고 있던 ‘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털어놨다. “앞으로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제작할 거야. 음악 사업도 하고, 케이블 채널도 만들자.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
지난 26년은 비행기 안 콘텐츠 구상을 차근차근 현실화하는 시간이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11’을 열었다. 한국의 정서를 담은 영화 제작에 뛰어들고, 음악전문 방송채널인 Mnet을 인수해 음악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6년 개국한 tvN은 ‘응답하라’ 시리즈 등 연이은 히트작으로 ‘K콘텐츠의 본산’으로 성장했다. 콘텐츠사업에 첫발을 디딘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 동안 적자만 봤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다음 목표는 세계인이 CJ가 기획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음악과 영상콘텐츠를 넘어 음식, 뷰티 등 생활 전반에 스며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3일 그룹 중기 비전을 선포하며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당시 제일제당 상무)은 1995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당시 이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총괄하던 제프리 카젠버그 등이 함께 세운 ‘드림웍스SKG’에 투자하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떠나는 길이었다.
당시 소비자들에게 CJ는 설탕과 밀가루를 만드는 식품회사였다. 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식품회사로 머물러선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했다. 비행기 안에서 그는 마음속에 품고 있던 ‘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털어놨다. “앞으로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제작할 거야. 음악 사업도 하고, 케이블 채널도 만들자.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
지난 26년은 비행기 안 콘텐츠 구상을 차근차근 현실화하는 시간이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11’을 열었다. 한국의 정서를 담은 영화 제작에 뛰어들고, 음악전문 방송채널인 Mnet을 인수해 음악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6년 개국한 tvN은 ‘응답하라’ 시리즈 등 연이은 히트작으로 ‘K콘텐츠의 본산’으로 성장했다. 콘텐츠사업에 첫발을 디딘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 동안 적자만 봤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다음 목표는 세계인이 CJ가 기획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음악과 영상콘텐츠를 넘어 음식, 뷰티 등 생활 전반에 스며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3일 그룹 중기 비전을 선포하며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