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카카오페이 매도가 왜 안 되지?"…거래소 회선 또 말썽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거래 시작 직후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가까운 23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6분 만에 18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문이 몰리자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약 2분간 먹통이 됐다. 일부 투자자는 20만원이 넘을 때 매도 주문을 냈지만 팔지 못했다. 이들은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불만을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에 항의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는 이미 이런 사태에 대비해 서버를 확충한 상태였다. 해당 증권사는 증권사와 거래소간 회선문제로 체결이 지연되었다고 주장했다. 오전 9~10시 사이에 총 다섯 번의 거래 체결 지연(30초 이상 2회, 5초 이내 3회)이 발생했다.

전날에도 사고가 있었다. 2일 오전 10시,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한국거래소의 국고채 장내거래 시스템이 30분간 ‘먹통’이 됐다. A증권사 채권 담당 관계자는 “거래 취소를 눌렀는데 시스템이 다운됐고, 그사이 시장이 움직이면서 거래가 체결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A증권사는 이 거래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봤다.

채권 거래 중단 사고는 네트워크 단말기 2000개 중 1개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나타났다. 이날 오전 국채 선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그 전에 높은 금리(낮은 가격)에 매도를 제시했다가 거래가 체결돼 버린 경우 결과적으로 시장 가격보다 현물을 싸게 판 셈이 됐다.

이후 뒤늦게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을 확인한 B증권사 채권 시장 참가자는 거래소로 전화를 걸었다. ‘손절매’를 해 손해액을 확정해야 할지, 거래소의 ‘매매 취소’ 등을 기대하고 포지션을 유지해야 할지 판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래소에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으니 기다려 보라”는 답변만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는 “아직까지 접수된 피해 사항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채권 시장 참가자들의 공분을 샀다. B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가이드라인을 줘야 손실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기다려보라’고만 한 뒤 접수된 피해 사항이 없다고 발표하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을 끄는 게 우선인 상황에서 장 대응 및 피해 보상 방안까지 고려할 단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할 거래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고재연/설지연/서형교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