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김지섭 의사 편지 등 4건은 등록 확정
미국 선교사가 1897년 만든 한글점자 교재, 문화재 된다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이 1897년 4점식 한글 점자로 만든 교재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점자의 날인 4일 대구대 점자출판박물관이 보유한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또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 '김지섭 의사 편지',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이화문 합)',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 등 4건은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덧붙였다.

배재학당 한글 학습서 '초학언문' 내용 일부가 수록된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는 기름을 먹인 두꺼운 한지에 바늘로 구멍을 내어 제작했다.

크기는 가로 13.4㎝, 세로 21.3㎝다.

시각장애인이자 특수교육자였던 오봉래를 비롯해 평양여맹학교 학생 교재로 쓰였다.

박두성이 1926년 11월 4일 6점식 점자에 기초한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발표하기 전까지 약 30년간 활용됐다.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는 지난해 12월 문화재로 등록됐다.

미국 출신 의료선교사인 로제타 홀은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학교로 알려진 평양여맹학교와 여성 병원인 평양 광혜여원을 설립했고,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 묻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에 대해 "한국 특수교육 태동 당시의 상징적 유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선교사가 1897년 만든 한글점자 교재, 문화재 된다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창원 진해구 화천동·창선동 일원 7만1천532㎡를 묶은 면(面) 단위 등록문화재다.

이곳은 1910년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 근대 계획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구에서 19세기 중반에 나타난 도시경관 개념이 적용된 군사도시로, 중앙에 있는 점에서 바큇살처럼 도로가 퍼져나가는 방사상 거리를 비롯해 오수와 빗물을 운반하는 배수관로인 하수관거·여좌천 등 당시 기반시설이 잘 남았다.

진해역과 진해우체국을 비롯해 형태가 독특한 '육각집', 마당을 중심에 두고 객실이 툇마루로 연결된 숙박시설인 '구 태백여인숙', 1940년대에 의료시설로 지어진 '보태가', 광복 이후 문화 활동 근거지였던 '흑백다방' 등도 보존됐다.

미국 선교사가 1897년 만든 한글점자 교재, 문화재 된다
독립기념관에 있는 김지섭 의사 편지는 의열단원 김지섭(1884∼1928)이 1924년 일본 도쿄 일왕 거주지 '고쿄'(皇居) 입구 다리인 니주바시(二重橋·이중교)에 폭탄을 던졌다가 투옥된 뒤 옥중에서 동생과 부인에게 쓴 편지 네 통이다.

김지섭은 판결일을 앞두고 동생에게 부친 편지에서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투옥된 동지의 안부를 묻고, 아들을 향한 애틋함과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부인에게는 한글로 적은 글에서 일본까지 면회하러 오지 말라고 만류했다.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은 조선의 고유한 미술품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성미술품제작소가 만든 물품이다.

제작소는 1908년 대한제국 황실 후원으로 창설됐다.

'한성미술'(漢城美術)이라는 글씨가 있어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조선 왕실 전통 문양이자 대한제국 상징인 오얏꽃 무늬를 새겼다.

미국 선교사가 1897년 만든 한글점자 교재, 문화재 된다
서귀포 대정읍에 있는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은 2008년 등록된 지휘소와 함께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와 정문'이라는 명칭으로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강병대'라고도 불린 육군 제1훈련소 정문 기둥으로, 훈련소가 있는 북쪽과 교회·병원 등이 자리한 남쪽을 구분하는 역할을 했다.

제주도에 많은 현무암과 조개껍데기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며, 높이 3.7m·너비 2.5m다.

미국 선교사가 1897년 만든 한글점자 교재, 문화재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