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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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사태가 소방·구급 등 공공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소방차와 구급차 운영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소방방국이 비상에 걸렸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당국이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방차 6748대 중 5432대(80.5%), 119구급차 1675대 중 1506대(89.9%)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는 차량이다.

소방청이 전국적으로 소방 관련 차량에 사용할 요소수 비축량은 총 15만4820리터 수준이다. 한달 사용량이 4만790리터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3.7개월분 가량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국 소방본부에 공문을 보내 요소수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고 요소수의 비축량과 사용량 현황을 1주일 단위로 공유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경우 최근 관내 24개 소방서와 119특수구조단 등에 요소수 재고 관리를 위한 긴급 지시를 내리고 대비에 나섰다. 각 소방서에서 확보하고 있는 요소수 중 한 달 사용량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즉시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전기차를 제외하고 요소수를 사용하는 비출동 차량은 운행을 중지하도록 조치했다.

서울시는 서울 소재 주유소들에 소방차량에 쓸 요소수를 우선으로 공급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일단 요소수의 추가 공급이 없더라도 내년 2월 정도까지는 소방차와 구급차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소방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해 구급차 수요가 급증하고, 내년 이후에도 요소수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선 요소수 없이 차량의 출력이 정상화되도록 소방차량의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도 검토 대상 중 하나다.

현재 소방차와 구급차는 차량 시스템상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요소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출력이 크게 낮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서 요소수를 구할 수 없다면 차량의 출력제한을 완화해 운행하는 방안을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체와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