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구부리거나 움츠리면
스윙궤도 틀어져 '미스샷'
리디아 고(24)가 페어웨이 벙커 샷에 관한 팁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골프 천재’로 불렸던 그도 한때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면 헤맸다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벙커가 주는 심리적인 압박과 싸워야 했다. 리디아 고는 “예전에는 ‘공만 치자’ ‘하체를 덜 쓰고 공 뒤를 노리자’ 등 여러 시도를 해봤다”며 “하지만 생각이 복잡해지니 결국 토핑 샷을 하거나 뒤땅을 치기 일쑤였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가 고안해 낸 탈출법은 손목과 가슴까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긴장한 나머지 팔꿈치가 살짝 굽혀지거나 두 팔을 너무 움츠려도 이 거리가 무너졌다. 리디아 고는 “페어웨이 벙커 샷을 하기 전에 잔디 위에서 칠 때와 마찬가지로 셋업 자세에서 손목과 가슴까지의 간격이 같은지만 확인한다”고 했다. 또 “손목과 팔 간격이 유지되면 스윙 궤도도 잔디에서 치는 것과 똑같이 유지된다”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샷이 빗나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뒤땅과 토핑 샷을 막아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거리감은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셋업 자세에서 왼팔과 오른팔, 가슴이 이루는 ‘삼각형’ 공간이 평소와 같은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잔디에서 먼저 이를 점검한 뒤 벙커에 들어가면 확인하기가 쉽다. 리디아 고는 “모래가 아니라 공부터 콘택트하는 것도 잔디 위에서의 샷과 같다”며 “벙커 샷이라고 하면 스윙에 자잘한 변화를 주려고 하는데, 그럴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