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이러 간다' 박남원 감독 "내가 보고 싶어서 만든 영화" [인터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Q. 지금까지 단편영화 작업을 오래했는데, 장편 데뷔가 좀 늦은 것 같다. 영화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Q. 영화 ‘죽이러 간다’는 어떻게 만들게 된 영화인가?
A. 여성, 특히 중년 여성들에 대한 영화가 너무 없고, 있어도 제대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가 없다. 여자 이야기는 여자 감독인 내가 제일 잘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Q. ‘죽이러 간다’의 주요 인물인 여성 4명의 캐릭터는 어떻게 만든 건가?
A. 고수, 선재, 미연, 인애 모두 내 모습의 일부분이다. 내 아들이 어릴 적에 비만이어서 나나 아들이나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고수를 창조할 때 제일 먼저 반영했다. 가장 만들기 어려운 캐릭터는 성공한 사업가인 선재였다, 왜냐면 난 아직 성공하지 않았으니까. (웃음)
A. 내가 만든 영화는 모두 내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경험한 강렬했던 하나의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Q. 주인공인 오정연씨와 최윤슬 씨 캐스팅은 어떻게 한건가? 배우 캐스팅에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선재 역 역시 처음엔 다른 배우가 캐스팅돼서 같이 리딩도 했는데, 드라마에 고정 캐스팅됐다고 우리 영화 리딩 시간을 못 맞추더라. 캐스팅 전 출연하고 싶다고 나를 찾아왔을 때는 ‘죽이러 간다’에 올 인하겠다고 하더니. 그래서 크랭크인 2주일 남겨 놓고 부랴부랴 다시 오디션을 봐서 최윤슬 씨를 캐스팅했다. 윤슬 씨는 배우들과 리딩도 몇 번 못맞춰 보고, 크랭크인 날 중요한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 난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다. 윤슬 씨가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NG를 많이 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자 완벽하게 선재가 되는 거다. 정말 놀랐다. ‘역시 배우구나!’ 하고 감탄했다.
Q. ‘죽이러 간다’가 올 해 씨네퀘스트 영화제 경쟁부문과 오스틴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서 화제가 되었는데, 오스틴영화제 초청작 발표 이후 미국 제작사와 에이전시에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A. 올 해 초에 완성해서 국내 영화제와 코미디 경쟁부문이 있는 해외 영화제 중심으로 출품했다. 국내 영화제에는 초청받지 못해 심란했는데, 다행히 시네퀘스트 영화제와 오스틴 영화제에 초청받아 반전이 됐다. (웃음) 벤 애플랙 주연의 ‘어카운턴트’ 등을 제작한 미국의 Zero Gravity Management, ‘MULAN’ ‘MY SPY’ 등을 제작한 Good Fear Content, 그리고 여러 언론사에서 스크리너를 요청해오고 있다.
Q. 여 회장 선재 방에 걸려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A. 선재 방에 걸린 액자 속 그림 3개 모두 스웨덴의 화가 칼 라르손의 그림이다. 칼은 평범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정의 모습을 주로 그렸는데, 독해 보이는 성공한 CEO 선재 역시 이면엔 따뜻한 가정도 중요시한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다.
Q. ‘죽이러 간다’를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
A. 배우들이 오디션 볼 때는 ‘죽이러 간다’ 촬영에 올 인하겠다고, 꼭 출연시켜 달라고 하더니, 막상 캐스팅된 이후엔 태도가 바뀌는 배우가 많더라. 이런 고민을 영화인 선배들한테 이야기하니까 선배들도 경험했다고 한다. 좀 슬프다. 그리고 ‘죽이러 간다’ 만든다고 내 가족을 많이 괴롭혔다. 그게 너무 미안하고, 힘들었다.
Q. 영화 만드는 동안 가족을 많이 괴롭혔다고 했는데, 국내 극장 개봉을 하게 되어서 가족들이 좋아하겠다.
A. 속으론 물론 좋아하겠지만, 남편이나 내 아들이나 겉으로 티를 안내는 남자들이다. (웃음)
Q.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A. 내가 공포영화 장르를 가장 좋아한다. 아주아주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들 거다. 기대해 주시라~! 역시 주인공은 중년 여성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