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덴마크 수소 에너지 기업 할도톱소와 손잡고 친환경 연료인 이퓨얼(e-fuel) 개발에 나선다. 이퓨얼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혼합해 만든 연료로 휘발유·경유와 같은 특성을 지녀 차세대 연료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4일 할도톱소와 ‘친환경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퓨얼을 비롯해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자원화 등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부회장)와 롤랜드 바안 할도톱소 대표가 참석했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얻은 뒤 이를 이산화탄소 등과 혼합해 만든 신개념 합성연료다. 원유를 한 방울도 섞지 않았으면서도 인공적으로 휘발유나 경유와 비슷한 성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은 기름과 같지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반복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수소, 전기차와 달리 충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내연기관차를 친환경차로 바꿔 준다는 점에서 현실성 높은 차세대 동력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할도톱소는 블루·그린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생산하거나,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등의 그린수소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친환경 건축 소재, 산업용 탄산가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CCU(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경쟁력을 결합해 이퓨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 측의 판단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