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소형 종목들로 구성된 스몰캡들의 주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재상승의 시작 단계일 수도 있다는 게 투자 매체인 배런스의 4일(현지시간) 보도다.

스몰캡 주가를 추종하는 ‘아이셰어 러셀2000 ETF(상장지수펀드)’는 올 3월 중순 주당 234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27일까지 약 5% 하락했다. 이 펀드는 작년 4분기부터 올 3월까지만 해도 대형주를 추종하는 S&P500지수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다 상승세가 확 꺾인 것이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 ETF는 지난 5거래일 동안 6.2% 급등했다. 비교 대상인 S&P500지수의 2.1% 상승률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지난 3일엔 주당 23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형주들의 주가는 대기업 종목에 비해 경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 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뀌었던 작년 말부터 소형주 주가가 더 먼저 뛰었던 배경이다.

올 여름 델타 변이 확산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다소 둔화하고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전환을 준비할 조짐을 보이자 소형주 주가는 다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소형주로만 구성된 S&P 스몰캡6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63배로, S&P500지수(21.59배) 대비 7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켓워치 제공
소형주로만 구성된 S&P 스몰캡6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63배로, S&P500지수(21.59배) 대비 7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켓워치 제공
배런스는 “스몰캡지수가 7개월여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관련 ETF 가격 역시 5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며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노무라 산하 브로커인 인스티넷은 “스몰캡 ETF는 수개월 내 1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형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또 다른 근거는 실적이다. 아이셰어 러셀2000 ETF에 편입된 기업들의 주당 총이익은 내년 31%(전년 대비), 2023년 15%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팩트셋의 추산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형주로만 구성된 S&P 스몰캡600지수의 선도(forward) 주가수익비율(PER)은 15.63배로, S&P500지수(21.59배) 대비 72% 수준에 불과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