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과 연결된 호주산 석탄 수입중단·이상기후도 일부 영향
요소수 부족 사태 배경엔 중국 비료·석탄·전력 '3難'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는 일단 주공급원인 중국 내부 상황이 최대 원인으로 꼽히며, 국제정치와 이상 기후 등과도 일부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는 중국산이 국내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최근 중국이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수급 문제가 벌어진 것이 국내 요소수 사태의 표면적 현상이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매년 약 500만 톤의 요소를 세계시장에 공급한다.

한국은 인도에 이은 중국의 2위 요소 수출대상국인데 올해 1∼9월 중국의 대 한국 요소 수출량은 56만4천톤(40.2% 증가)으로 중국 요소 수출 총량의 14%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11일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총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10월 15일부터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이는 중국의 비료난 속에 비료 수출을 억제하고 국내 시장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출제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코트라는 분석했다.

또 중국의 비료난은 중국이 현재 심각하게 겪고 있는 전력난과 연결된다.

화학비료의 주요 생산원료인 천연가스, 유황, 석탄 등의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는 데다가 최근 전력난이 겹치며 화학비료 및 요소 생산이 위축되고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요소는 석탄 또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데, 중국에서 9월 중순께부터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난방 시즌을 앞두고 석탄 등 연료원을 확보하는데 비상이 걸린 것이 요소 생산 위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둘째 주 중국의 요소 생산 가동률은 67.24%로 전년 동기 대비 5.6% 포인트 감소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비료 및 요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의 관련 제품 수출이 급증, 9월 누계 기준 중국 비료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결국 겨울 밀 재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 정부는 화학비료 가격 상승세를 잡고 중국 내 충분한 비료 공급물량을 보장하는 한편 보유 석탄을 전력난 해소에 대량 투입하기 위해 비료 품목 수출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비료, 석탄, 전력난에서 또 한걸음 더 들어가면 국제정치와 기후 이변 등과도 연결된다.

중국이 미중 전략경쟁의 큰 맥락에서 불거진 호주와의 외교갈등 속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이 비중은 크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미중 경쟁 속에 미국의 편에 선 호주에 불만이 컸던 중국은 지난해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발원지 문제와 관련한 국제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을 하자 대 호주 전방위 무역 보복에 나섰고, 급기야 작년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수입중단 전 중국의 석탄 수입 물량에서 호주산이 차지한 몫은 25% 정도로 상당했지만 중국의 전체 석탄 사용량에서 호주산의 비중은 약 2% 선이었기에 결정적인 물량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세계적 원자재 가격 급등 속에 중국은 질 좋은 호주산의 대체재를 찾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달 중국의 주요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에 닥친 느닷없는 가을 홍수로 인해 현지의 20여 개 탄광이 한때 생산을 멈춘 것도 중국의 석탄 수급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트라는 지난 1일 자 중국발 보고서에서 비료 및 요소의 중국 내 공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제한 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