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물 치킨' '눈 맞은 닭' '파더스 치킨' 3종 선보여
배달료 포함하면 가격 2만원 중반~3만원 초반대
"튀김옷 색을 보면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치킨인데 검은색이니까요. 막상 먹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치킨 맛과 비슷해서 신기하네요. 다만 먹물이 들어가서 그런지 텁텁한 맛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BBQ가 내놓은 신메뉴에 대한 반응이다. BBQ는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BBQ 헬리오시티점에서 신메뉴 시식회를 개최하고 '까먹물 치킨' '눈 맞은 닭' '파더스 치킨' 등 신메뉴 3종을 소개했다. 메뉴 이름 만큼이나 독특한 비주얼을 뽐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신메뉴답게 새로움과 재미가 있어요. 이름도 재미있고 비주얼도 눈길이 가네요. 그런데 가격이 비싼 것 같아 가볍게 먹기는 힘들 것 같아요. 사이드메뉴나 맥주를 추가로 시키면 5만원도 훌쩍 넘겠네요."
이번 신메뉴에서 주목도가 가장 높은 건 단연 까먹물 치킨이다. 치킨 튀김옷이 일반 치킨과 다르게 검은색이기 때문이다. 이 메뉴는 닭의 넓적다리살(엉치살)에 오징어 먹물 튀김옷을 입혀 황금올리브 오일에 튀겼다. 엉치살은 닭 부분육 중에서 가장 비싼 부위로, 식감이 부드럽고 쫀득해 여성이나 아이가 먹기에도 거부감이 없다는 평가다.
마치 '현무암'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튀김옷은 실제 제주도와 연관이 있다. BBQ는 지난 9월 제주맥주와 손잡고 수제맥주를 선보였는데, 여기에 이어 제주도를 콘셉트로 한 치킨을 기획하며 까먹물 치킨이 탄생한 것이다. BBQ는 제주도 감귤칩과 백년초 소스를 더해 메뉴에 제주도 감성을 한 차례 더 입혔다. 치킨 위에 갈릭 후레이크가 뿌려져 있어 마치 눈 덮인 산을 떠올리게 하는 '눈 맞은 닭'은 BBQ가 만든 간장소스를 윙과 봉에 입힌 메뉴다. '단짠단짠(달고 짠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메뉴로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3종 신메뉴 3종에서 BBQ가 가장 주력으로 삼는 메뉴는 일종의 '옛날 통닭'인 '파더스 치킨'이다. 닭이 통으로 튀겨진 파더스 치킨은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올 법한 옛날 통닭을 추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맛은 마늘 맛과 와사비 맛 두 가지로 구성됐다.
BBQ는 이번 신메뉴로 MZ(밀레니얼+Z)세대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동시에 향수를 일으키는 추억의 메뉴로 기성세대의 입맛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더해 신메뉴 3종으로 가맹점 직원의 조리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얻겠다는 계획이다. BBQ 관계자는 "본사에서 일부 조리단계를 마친 재료를 가맹점에 납품하기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닭을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된다"며 "다른 메뉴 대비 조리 시간이 70%가량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신메뉴가 각각의 독특한 콘셉트와 비주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지만 다소 비싼 가격은 반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메뉴 가격은 배달 가격 기준 까먹물 치킨이 2만2000원, 눈 맞은 닭이 2만3000원, 파더스 치킨(두 마리에 한 세트)이 2만6000원이다. 여기에 별도의 배달료 3000~5000원을 추가하면 가격이 2만원 중반대에서 3만원 초반대까지 훌쩍 뛴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치킨가격을 오랜 기간 동결해오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의 체감 반응은 다르다. bhc는 201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 8년째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이 1만5000원을 지키고 있다. 교촌치킨도 2014년 '교촌 오리지날' 메뉴 가격을 1만5000원으로 인상한 뒤 7년째 동결 중이다.
하지만 최근 배달료가 비싸지거나 치킨무, 소스 등 사이드메뉴가 유료로 판매되고 가격이 오르는 등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가격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주는 지난 7월 배달앱에서 받는 기본 배달료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렸고, 당시 '치킨가격을 올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프랜차이즈 본부 측은 배달료·사이드메뉴 등의 가격 인상을 치킨값 인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배달료 정책은 가맹점주와 배달 플랫폼 차원의 문제라서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