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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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후 신속하게 행정절차를 밟아 향후 8만2000가구 가량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주민들과 만나 논의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연내가 좋을지, 내년 초일지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에 대한 지난 200일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성보 주택정책실장은 "정비사업에 대한 행정절차를 정상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단지들은 집값 상승, 정부 규제 등을 감안해 속도조절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기수요를 차단하면서 주택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조기화'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는 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주택가격 상승, 전세난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전문가들도 주택공급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지적하고 있고, 서울시 분석결과도 일시적으로 대규모 공급보다 '지속적인 아파트 공급'이란 정책 기조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날 정비사업에 대한 행정절차를 정상화해 지난 200일간 8만 가구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정비계획수립 절차에서 1만7000가구,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인허가 단계에서 4만8000가구, 착공 9000가구, 준공 8000가구 등을 처리했다. 정비사업을 통해 재개발은 기존 가구수 대비 1.2배, 재건축은 1.6배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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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오피스텔 제외)은 4만1000가구로 추정했다. 그동안 공급절차가 막혀있던 탓에 내년엔 3만7000가구로 아파트 공급이 가장 적겠지만, 2023년 5만9000가구, 2024년 6만2000가구, 2025년 6만6000가구 등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정비사업 외에도 다양한 모델을 구상 중이다. 민간 토지와 공공 재원을 결합한 ‘상생주택’, 토지주들이 일정 면적 이상을 모아 공동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모아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스피드 주택공급'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지역은 여의도, 강남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다. 김 실장은 "대부분 단지들을 다 만났다"며 "각 지역별로 이견들이 있어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단지에선 삼부,목화의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의견이 있고, 시범도 한강변 기부채납을 두고 조율 중이다. 압구정 단지에선 구역 조정과 용도지역 상향, 도로 배치 등과 관련해 논의 중이고, 잠실5단지는 호텔이 들어서는 용도지역 변경도 필요하다. 대치동 은마는 순증물량이 작아 논의 중이란 점을 언급했다.

서울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등 정부의 규제완화가 동반돼야 하겠지만 재건축단지들이 사업을 활성화하고 사업속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유리한 방법은 '신속통합기획'이라고 추천했다. 김 실장은 "정비구역 결정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가 공공에서 주로 머무는 시간인데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면 사업기간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 이후 건축심의에서도 대부분 단 1회에 통과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속도가 무척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