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탈출'…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더이상 외롭지 않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만 25초영화제
비만학회·건강증진개발원·한경 공동 주최
'가족의 비만' 주제…13편 수상
이건우-이미소·최은두 감독 작품
일반부서 이례적 공동대상
부부·부녀의 비만 탈출기 담아
가족들의 유쾌함과 감동 전달
청소년부선 배예진 감독 최우수상
비만학회·건강증진개발원·한경 공동 주최
'가족의 비만' 주제…13편 수상
이건우-이미소·최은두 감독 작품
일반부서 이례적 공동대상
부부·부녀의 비만 탈출기 담아
가족들의 유쾌함과 감동 전달
청소년부선 배예진 감독 최우수상
“나 살쪘지?”
아내가 걱정하며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저울의 숫자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싫다는 남편을 데리고 운동을 나간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체중이 줄었는지 다시 확인한다. “안 빠졌으면 또 나간다”는 말과 함께. 이 얘기를 들은 남편은 깜짝 놀라며 체중계에 올라선 아내를 향해 급히 발을 뻗는다. 그리고 발가락으로 체중계 옆에 달려 있는 바늘 수동 조절기를 빠르게 움직인다. 아내는 확 줄어든 몸무게에 기뻐하며 남편을 부둥켜안는다. 최은두 감독이 제3회 비만 25초영화제에 출품한 ‘제로 투 마이너스(Zero to MINUS)’다. 이 작품은 지난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공동대상을 차지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이를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재밌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비만학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비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비만이 사회적 질병임을 알리기 위해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가족의 비만’. 비만에서 벗어나 건강해진 가족의 이야기, 비만을 극복한 나만의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담아내도록 했다.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한 공모에는 일반부 94편, 청소년부 22편 등 모두 116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이 중 13편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부부, 형제, 부모와 자식 등 가족과 함께하는 유쾌한 비만 탈출기를 담은 작품이 많았다.
이번 영화제에선 이례적으로 일반부에서 두 작품이 함께 대상을 차지했다. 이건우·이미소 감독의 ‘지켜야만 한다’도 호평받으며 공동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딸은 아버지가 치킨, 라면 등 맛있는 걸 먹을 때마다 “아빠! 나 한 입만”을 외친다. 꾹 참고 있던 아버지는 딸에게 “넌 왜 이렇게 뺏어 먹어?”라고 묻는다. 딸은 “아빠가 내 옆에서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어”라며 눈물을 글썽인다. 아버지는 감동하며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딸은 아버지의 두둑한 배를 만지며 미소 짓는다.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하는 딸의 마음을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배예진 감독의 ‘반복’이 받았다. 자매가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하고 있다.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언니에게 과체중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함께 운동하던 동생은 “귀찮은데 언니 위해서 해주는 거야”라며 생색을 낸다. 다음날 언니는 “운동 가자”며 동생의 방문을 연다. 그런데 동생은 언니 몰래 치킨을 먹으려던 참이다. 자매는 결국 “내일부터 운동 열심히 하자”며 함께 먹기 시작한다. 그러자 카메라는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 건강검진서에 적힌 ‘과체중’이란 글자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 또 무너지고, 다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무한 반복의 과정을 실감나게 담았다.
지승환 감독의 ‘비만 예방! 가족이 되는 첫걸음’은 일반부 우수상을 차지했다. 한 커플이 벤치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갑자기 결혼에 제동을 거는 여성에게 남성은 “살찐 거랑 결혼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성은 “왜 상관이 없어? 비만은 전염병인데”라며 냉정히 말한다. 그리고 상대가 지금까지 즐겨 먹은 고칼로리 음식들을 읊는다. 여성은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해”라며 비만이 가져오는 각종 부작용을 함께 얘기한다. 그리고 “노력해 줄 수 있지?”라며 변화를 촉구한다.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은 김예빈 감독의 ‘이별을 고합니다’는 한 여성이 카메라를 향해 누군가에게 이별을 선언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솔직히 8년 동안 지긋지긋했잖아. 너 만나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들었어”라고 토로한다.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돌연 “이제 새벽 운동 하러 갈게”라며 떠난다. 그리고 내레이션에 여성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온다. “뱃살아. 우리 이제 다시는 보지 말자.”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온라인으로 열렸다. 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강재헌 대한비만학회장,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이 축사를 했고, 이승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수상자들에겐 총 3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아내가 걱정하며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저울의 숫자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싫다는 남편을 데리고 운동을 나간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체중이 줄었는지 다시 확인한다. “안 빠졌으면 또 나간다”는 말과 함께. 이 얘기를 들은 남편은 깜짝 놀라며 체중계에 올라선 아내를 향해 급히 발을 뻗는다. 그리고 발가락으로 체중계 옆에 달려 있는 바늘 수동 조절기를 빠르게 움직인다. 아내는 확 줄어든 몸무게에 기뻐하며 남편을 부둥켜안는다. 최은두 감독이 제3회 비만 25초영화제에 출품한 ‘제로 투 마이너스(Zero to MINUS)’다. 이 작품은 지난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공동대상을 차지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이를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재밌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비만학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비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비만이 사회적 질병임을 알리기 위해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가족의 비만’. 비만에서 벗어나 건강해진 가족의 이야기, 비만을 극복한 나만의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담아내도록 했다.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한 공모에는 일반부 94편, 청소년부 22편 등 모두 116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이 중 13편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부부, 형제, 부모와 자식 등 가족과 함께하는 유쾌한 비만 탈출기를 담은 작품이 많았다.
이번 영화제에선 이례적으로 일반부에서 두 작품이 함께 대상을 차지했다. 이건우·이미소 감독의 ‘지켜야만 한다’도 호평받으며 공동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딸은 아버지가 치킨, 라면 등 맛있는 걸 먹을 때마다 “아빠! 나 한 입만”을 외친다. 꾹 참고 있던 아버지는 딸에게 “넌 왜 이렇게 뺏어 먹어?”라고 묻는다. 딸은 “아빠가 내 옆에서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어”라며 눈물을 글썽인다. 아버지는 감동하며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딸은 아버지의 두둑한 배를 만지며 미소 짓는다.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하는 딸의 마음을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배예진 감독의 ‘반복’이 받았다. 자매가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하고 있다.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언니에게 과체중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함께 운동하던 동생은 “귀찮은데 언니 위해서 해주는 거야”라며 생색을 낸다. 다음날 언니는 “운동 가자”며 동생의 방문을 연다. 그런데 동생은 언니 몰래 치킨을 먹으려던 참이다. 자매는 결국 “내일부터 운동 열심히 하자”며 함께 먹기 시작한다. 그러자 카메라는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 건강검진서에 적힌 ‘과체중’이란 글자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 또 무너지고, 다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무한 반복의 과정을 실감나게 담았다.
지승환 감독의 ‘비만 예방! 가족이 되는 첫걸음’은 일반부 우수상을 차지했다. 한 커플이 벤치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갑자기 결혼에 제동을 거는 여성에게 남성은 “살찐 거랑 결혼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성은 “왜 상관이 없어? 비만은 전염병인데”라며 냉정히 말한다. 그리고 상대가 지금까지 즐겨 먹은 고칼로리 음식들을 읊는다. 여성은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해”라며 비만이 가져오는 각종 부작용을 함께 얘기한다. 그리고 “노력해 줄 수 있지?”라며 변화를 촉구한다.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은 김예빈 감독의 ‘이별을 고합니다’는 한 여성이 카메라를 향해 누군가에게 이별을 선언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솔직히 8년 동안 지긋지긋했잖아. 너 만나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들었어”라고 토로한다.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돌연 “이제 새벽 운동 하러 갈게”라며 떠난다. 그리고 내레이션에 여성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온다. “뱃살아. 우리 이제 다시는 보지 말자.”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온라인으로 열렸다. 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강재헌 대한비만학회장,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이 축사를 했고, 이승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수상자들에겐 총 3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