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 10년 보장' 법개정 뒤 임차인의 계약 연장 요구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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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재산권 침해 아냐…합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시점에 임대 중이던 상가 임차인이 계약갱신권 연장을 요구하는 건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018년 10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일부 임대인이 “개정법을 법 시행 후 갱신되는 계약에도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헌재는 상가임대차보호법 부칙 제2조에 대한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8 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구인들이 임차인과 계약할 당시에는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 범위에서만 보장됐다. 그런데 계약 기간 만료 전인 2018년 10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다.
개정 임대차보호법 부칙 2조는 ‘개정 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새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게 된 청구인들은 개정법 부칙 2조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이며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헌재 문을 두드렸다.
헌재는 “이 사건 부칙조항은 아직 진행 과정에 있는 사안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며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새 법률을 이미 종료된 사실 법률관계에 적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시점에 청구인의 의무 임대차 기간 5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칙 제2조는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인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것이다.
헌재는 아울러 “이 사건 부칙조항이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지나치게 보호한 나머지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가혹한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개정법 조항을 시행 후 새로 체결되는 임대차에만 적용하면 임대인이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새 임대차 계약에 이를 미리 반영해 임대료가 한꺼번에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을 낸 이영진 재판관은 “같은 상가임대차도 다양한 사정에 따라 임차인과 임대인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이를 따져보지 않고 어느 한쪽만 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다고 단정해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되기 십상”이라며 “임대인은 손실을 새 임대차계약에서 보전받으려 할 것이므로 부칙이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장한다는 공익 달성에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2018년 10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일부 임대인이 “개정법을 법 시행 후 갱신되는 계약에도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헌재는 상가임대차보호법 부칙 제2조에 대한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8 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구인들이 임차인과 계약할 당시에는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 범위에서만 보장됐다. 그런데 계약 기간 만료 전인 2018년 10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다.
개정 임대차보호법 부칙 2조는 ‘개정 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새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게 된 청구인들은 개정법 부칙 2조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이며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헌재 문을 두드렸다.
헌재는 “이 사건 부칙조항은 아직 진행 과정에 있는 사안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며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새 법률을 이미 종료된 사실 법률관계에 적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시점에 청구인의 의무 임대차 기간 5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칙 제2조는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인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것이다.
헌재는 아울러 “이 사건 부칙조항이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지나치게 보호한 나머지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가혹한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개정법 조항을 시행 후 새로 체결되는 임대차에만 적용하면 임대인이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새 임대차 계약에 이를 미리 반영해 임대료가 한꺼번에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을 낸 이영진 재판관은 “같은 상가임대차도 다양한 사정에 따라 임차인과 임대인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이를 따져보지 않고 어느 한쪽만 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다고 단정해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되기 십상”이라며 “임대인은 손실을 새 임대차계약에서 보전받으려 할 것이므로 부칙이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장한다는 공익 달성에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