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분기 실적 설명회에는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한다. 애널리스트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회사 현황을 직접 설명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실적 설명회에 나와 반도체 조달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상세하게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메타 창업자 겸 CEO),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젠슨 황(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등 유명 경영인도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구체적인 경영 방침과 의견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3분기 실적 설명회부터 빠지기로 했지만,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들의 질문을 사전에 접수해 답을 준다. 주주와의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는 다르다. CEO가 실적 설명회에 나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지난해 11월 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직접 등장한 사례가 있지만 인텔 사업부 인수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특별 이벤트’ 성격이 짙었다.

한 전직 애널리스트는 “어떤 직급의 임직원이 나오든 회사 경영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주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경영을 책임지는 CEO의 무게감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