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구 치료 알약을 이미 상당수 확보했다며 보건 당국의 승인 즉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미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실험용 항바이러스 알약이 효과적인 치료제로 판명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이 수백만 용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 약품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 미국은 치료제를 곧바로 가질 수 있게 된다"면서 "이 치료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결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우리 도구상자 속의 또 다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 치료제가 코로나19로 입원하고 사망할 위험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는 코로나19 치료 알약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감소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라는 상표가 붙을 예정인 화이자의 알약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세 알씩 하루에 두 번 총 6알을 먹게 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증상이 가볍거나 중간 수준인 백신 미 접종 환자 중 비만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으로 입원할 위험이 높은 환자 121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증상이 시작된 뒤 사흘 안에 이 알약을 복용한 사람의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 이내에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위약을 먹은 사람의 입원율은 7%였으며, 사망자도 7명이 나왔다. 화이자는 또 치료제 부작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치료제 복용 환자나 위약을 먹은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먹는 치료제가 나왔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이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수천만명의 성인들이 여전히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고, 미접종자는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만큼 효과적이며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향후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13% 급등한 반면, 머크의 주가는 6% 하락 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