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간호에 지쳐 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40대 아들…2심서 석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심 형량 무겁다는 주장 받아들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111/99.14306476.1.jpg)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던 B씨는 지난해 결국 스스로는 거동도 할 수 없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오랜 간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지난 1월1일 자택 화장실에서 B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했다며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A씨는 사망한 부친의 몸에서 조사된 골절과 내장 파열 등은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살리려던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는 "사건 당시 이미 아버지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의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범행 2주 전쯤 지인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토로한 점,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의 동기도 있었다고 봤다. 다만 A씨가 다른 가족들의 외면에도 홀로 부친을 전적으로 간호·수발한 점, 유족들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도 A씨의 유죄가 인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정 권고형의 하한보다도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