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순이익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상장사들의 2021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7일 보도했다. 지난 5일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784곳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실적이 급증한 2013년(전년 대비 78% 증가)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일본 상장사들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얼어붙었던 경제가 일부 회복하면서 기업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황이 크게 나아진 철강업과 해운업이 이익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 일본제철은 올해 순이익 예상치를 5200억엔(약 5조4195억원)으로 1500억엔 상향 조정했다. 일본 최대 해운업체인 일본유선도 컨테이너선 시황 개선에 힘입어 올해 순이익 예상치를 2100억엔으로 높였다.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예상한 올해 순이익(1900억엔)을 웃돈다.

5대 종합상사도 자원사업 수익이 급증한 덕분에 올해 사상 최대 규모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토추상사의 올해 순이익은 7500억엔으로 작년보다 87% 늘어날 전망이다. 신에쓰화학 등 6대 화학회사도 일제히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업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친 점은 변수로 지적된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2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전문가들의 기존 전망과 달리 두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