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서광식 시집 '미드라쉬'
“그러면 그 사람 끝났네/…쯧 쯧 쯧!/부부모임에서 누군가/그렇게 말했다 하더라고요/처음엔 나하고 상관없는 말인 줄 알았지요/또 다른 누가 귀띔을 하더군요. 날 두고 한 말이라고”(‘그 사람 아직 살아있었네’ 중)

강남문학회 회장 등을 지낸 서광식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미드라쉬》(시담포엠)를 출간했다. 제목인 ‘미드라쉬’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으로, 성경에 나오는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글귀다.

시집에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면서도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못하는 시인의 고뇌가 담긴 작품 80여 편이 담겼다.

“코로나 백신 2차도 끝났으니/막걸리 한 잔 하자던 날/약속보다 한 30분 빨리 왔다”(‘거긴, 1급 노숙자 자리였지만’ 중)처럼 평소 쓰는 입말로 주변 일상의 소소한 감정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까지 압축적으로 담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