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 청년 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청년층의 최대 관심사인 주거 이슈를 중심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가면서 청년층의 눈길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서 최대한 멀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7일 자신의 SNS에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희망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포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적었다.

보도에는 22세 청년 간병인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부친을 간병하지 않아 죽게 했다는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후보는 “국민에게 의무를 요구할 땐 신속한 국가가 의무를 다해야 할 땐 답답할 정도로 느려선 안 된다”며 “자기든 아버지든 둘 중 한 명은 죽어야만 끝나는 간병의 문제에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에는 서울 장안동의 청년공유주택에서 청년들을 만나 “‘억강부약’ 정신에 따라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청년에게 우선 공공주택을 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주면 다행이고 안 주면 불평할 게 아니라 (청년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며 청년들에게 정치 참여를 강한 어조로 권유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와의 대담에서는 윤 후보를 겨냥해 “저는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그분(윤 후보)은 주로 보복, 복수 등 과거 이야기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실력이라는 것은 말이 아니라 실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 여러분을 설득하는 게 쉽겠다”고 했다.

이 후보 측 인사들도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실망한 ‘청년층 구애’에 나섰다. 민주당 경선 당시 이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았던 김남국 의원은 SNS에서 “홍 후보를 지지하는 많은 청년이 상실감에 빠진 채 ‘미드 오픈’(게임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을 외치고 있다”며 “이 후보의 마음은 모두에게 오픈돼 있다. 저도 청년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후보께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