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힘 합치자' 메시지에
홍준표 "선거 참여 않겠다" 표명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거론
이준석 대표, 尹캠프 정비 촉구
안철수와 단일화는 난관 예상
尹·洪, 같은 시간 다른 메시지
윤 후보와 홍 의원은 7일 거의 같은 시각에 내용이 완전히 다른 SNS 글을 각각 올렸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 후 첫날인 어제(6일)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지난 금요일 전당대회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며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홍준표 선배님과 다른 두 후보가 보여준 원팀 정신 때문”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우리 당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감동적인 승복과 단결을 이뤘을 땐 승리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땐 패배했다. 정권교체로 이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글을 마쳤다.같은 시각 홍 의원은 SNS에 “이번 대선에서 저는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윤 후보의 거듭된 요청에도 윤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홍 의원이 불참 사유로 든 검찰의 비리 의혹 수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뿐 아니라 윤 후보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한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당 안팎에선 “대선 본선 시작과 동시에 ‘야권의 원팀’이 삐걱거린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양측은 서로 직접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석열캠프 한 관계자는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정치인 홍준표의 본모습”이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이후 또 다른 SNS 글에서 “꼭 대선 조직에 들어가야만 원팀이 되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당을 분열시킬 힘도 없고 또 그럴 생각도 없다”며 “처음부터 백의종군이라고 선언했으면 액면 그대로 봐주면 될 걸 꼭 못된 심보로 걸고넘어지는 건 획일주의 군사문화의 잔재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컴백?
당 안팎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캠프에 중용되면 홍 의원의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이 선거를 총괄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연대 및 단일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윤 후보는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선대위 출범 시기와 구성 등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참여에 대해 “아직 어떤 분을 영입하고 모실 것인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한 인터뷰에서 “제가 선거 과정에서 ‘하이에나’를, 김 전 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는데 (윤 후보는) 전·현직 당 대표가 어느 지점에 우려를 표했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선 캠프를 정비하면서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당분간 중도층과 청년층을 향한 행보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그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집권 초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의견을 여쭤보고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지만, 추진할 생각”이라며 “미진하면 설득도 할 것”이라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