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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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단계적 방역 완화(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음식료 업종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와는 달리 내년에는 상승기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공식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 효과를, 외식 업체들은 소비 반등에 따른 수요 회복 효과가 예상돼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전일까지 코스피 내 음식료품은 0.28% 올랐다. 전체 코스피 지수가 0.84% 상승한 것에 비해 수익률이 부진했다.

올해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역기저 부담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시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내수 소비 부양 기대가 있던 지난 5월에만 잠시 주목받았을 뿐 이외에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가 모멘텀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춘 제품과 채널 포트폴리오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상황은 과거 대비 더 우호적으로 변화했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시장의 기존 사업은 반등하고 있으며 성장 동력은 강화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신규 사업이 부각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 제2의 성장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내년 음식료 업종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는 이유는 판매 가격 인상을 통한 국내 사업의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해외 성장률 확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 강화, 신규 사업 영역 확장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곡물 가격의 상승을 이끈 우려들이 해소되며 주요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곡물가격 상승 구간에 판매가격 인상에 성공한 음식료 업체들은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내식과 외식 모두 견조한 수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가정 내 식품 소비 트렌드는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종식된다 할지라도 큰 그림에서 강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그동안 음식료 업체들은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해왔다. 특히 코로나19는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식품 수요 증가를 불러일으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구매를 늘리고 소비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K-컨텐츠의 글로벌 확산 또한 K-푸드의 성장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 친환경 경영은 기업 이미지 쇄신의 차원을 넘어 이제 기업의 미래 성장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친환경 패키지로 전환하면서 제품 리뉴얼이 이뤄지고 이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을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보다 적극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개발하거나 대체육 또는 대체 우유 등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보완한 신규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꾀하며 전반적인 업계 경쟁이 완화되고 있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CJ제일제당이 2019년 하반기부터 매출, 점유율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둔 경영 전략으로 선회했고 다른 기업들 역시 불필요한 판촉 활동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판촉 강도의 완화는 음식료 업종 전반적인 경쟁 완화가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음식료 업종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오리온농심을, 하반기에는 CJ제일제당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오리온과 농심은 올해 전년도 역기저 부담과 원재료 단가 상승 압박으로 실적 타격이 크게 나타났지만 내년에는 실적 반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식품 부문의 성과가 기대돼 우려 대비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제품 내년 가격 인상 사이클 돌입과 전반적인 경쟁 완화, 곡물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익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인 '경쟁' 역시 내년에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음식료 업종의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