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8월 말 출시한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등 폴더블폰 신제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세계적으로 200만 대, 한국에서만 100만 대 팔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폴더블폰 판매량이 약 200만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한 발전이다.

특히 플립3의 인기가 높다. 3세대 폴더블폰 판매량의 70% 정도를 플립3가 차지하고 있다. 플립3는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데, 접었을 때 화장품 콤팩트 같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기대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선 플립4는 배터리 용량이 커질 것이 유력하다. 많은 플립3 사용자가 배터리 수명을 ‘옥에 티’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플립3의 배터리 용량은 3300mAh(밀리암페어시)로 갤럭시S21(4000mAh)보다 작다. 지난해 나온 플립 전작과 차이가 없다. 기능 추가, 성능 향상에 주력하다 보니 배터리까지 개선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기작이 나올 내년 8월께면 삼성전자가 높은 성능과 큰 용량의 배터리를 양립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배터리 충전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힌지를 활용한 ‘회전식 카메라’가 장착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최근 삼성전자의 관련 특허 출원을 근거로 이렇게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초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힌지 부분에 회전식 카메라가 배치된 폴더블 전자기기’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폴더블폰의 접히는 부분인 힌지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다. 카메라 렌즈가 원통처럼 회전하며 앞에 있는 풍경과 셀프카메라 모두 찍을 수 있게 한다.

이 기술이 플립4에 반영되면 우선 스마트폰 본체에 카메라를 박을 필요가 없어서 한층 깔끔해질 것으로 보인다. 렛츠고디지털은 접었을 때 휴대폰 겉면에 정보를 띄우는 외부 디스플레이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플립3는 외부 디스플레이에 카메라가 있지만 여기서 카메라가 없어지는 만큼 화면을 키울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부 디스플레이의 가시성이 향상되고 휴대폰을 접은 상태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IT) 전문업체 샘모바일은 “플립4는 외부 디스플레이에서 문자를 쓸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장점인 디자인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선보여 디자인에 힘을 실었다. 비스포크 에디션은 플립3의 앞면과 뒷면을 각기 다른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다. 총 49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에 적용되던 비스포크(소비자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제품) 방식을 휴대폰에도 적용한 것이다.

플립4는 색상을 더 늘려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단색 위주 디자인을 넘어 ‘톰브라운 에디션’처럼 독특한 디자인을 확대할 수도 있다. 폴드3·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톰브라운의 디자인을 스마트폰에 입힌 것이다.

좌우로 접을 수 있는 폴드3는 지문 센서 기능을 차기작에 추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