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근/사진=유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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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원근은 SBS '원 더 우먼'의 '심쿵유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극중 조연주(이하늬)에 대한 순애보를 부담스럽지 않게, 애틋하게 이어 가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2012년 신드롬을 일으킨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호위무사 운(송재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단숨에 돋보이는 외모와 빼어난 존재감을 인정받은 이원근은 2019년 6월 의무경찰 입대 전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1년 6개월, 데뷔 후 가장 긴 공백기를 거쳐 돌아온 이원근은 '원 더 우먼'의 안유준을 연기하며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안유준은 '비리 검사'로 알려진 조연주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그의 내면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인물. 수려한 외모, 탁월한 두뇌, 여기에 '금수저' 집안까지 모든 걸 다 갖췄지만 조연주의 마음만 얻지 못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전역 후 지난 1년여의 시간을 안유준으로 살아온 이원근은 "코로나로 모두가 심든 시기에 유쾌하고 재밌는 '원 더 우먼'이라는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때론 순둥순둥하고, 때론 남자다운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잘 됐을지 모르겠다"면서 특유의 눈웃음을 보였다.
이원근/사진=유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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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조연주는 안유준의 마음을 끝내 받아주지 않는다. 조연주가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았지만, 안유준 역시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묵묵히 해바라기처럼 조연주를 도우며 주변을 맴돌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그를 인정하고 쿨하게 보내주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성숙함으로 지지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에 '안녕인 거 같아서'라고 말하고, '잘지내'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때 저도 제 감정이 마무리가 되더라고요. 감정의 과잉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순간 동화가 된 거 같아요."

지독한 짝사랑을 했던 안유준과 같이 이원근도 "짝사랑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짝사랑만큼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안유준은 짝사랑하는 상대 곁을 가까이에서 맴돈다면, 저는 한 걸음 뒤가 아닌 열 걸음 뒤에서 지켜봐 나중에 '내가 너 좋아했잖아'라고 고백해도 다들 모를 정도"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원근/사진=유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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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이 군대에 있던 시간 동안 드라마 현장도 많이 바뀌었다. 대표적인 게 52시간 근로기준법이 적용된 것. 이원근은 "모든게 낯설고 신기했다"면서 "무엇보다 이하늬 선배가 대본의 8할을 차지했는데, NG도 안내고, 선배 때문에 촬영이 지연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하늬를 치켜세웠다.

"정해진 시간 내에 촬영을 마무리해야 하다보니 바쁜 상황 속에 현장에 돌아가는데, 스태프를 아우르고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게 이하늬 선배였어요. 제가 궁극적으로 되길 원하는 '좋은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셨죠."

이원근이 '좋은사람'이라는 삶의 목표를 세운 것에는 데뷔 초에 만난 '무례한'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항상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런 신념을 갖고 배우라는 일을 시작한 이원근에게 몇몇 사람들은 "너도 뜨면 변하겠지"라고 했다.

이원근은 "20대 초반에 그 말을 듣고 상처가 됐다"며 "저는 마음을 다 열고, 제 모든 걸 쏟으며 관계를 이어갔는데, '넌 변할 거야'라고 하니 저를 믿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경험을 전했다.

이어 "그때부터 들었던 생각이 '절대 변하지 말고,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자'고 싶었다"며 "소심한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올해로 30세, 내년엔 데뷔 만 10년이 된다. 여전히 데뷔 때와 마찬가지로 청량한 매력을 뽐내는 이원근은 "'원 더 우먼'을 하면서 비서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생겼다"며 "제가 도전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고 싶고, 직업군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나"라면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