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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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된 무신사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가 첫 등장했다. 지난달부터 비상장 기업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한 KB증권이 처음으로 선택한 분석 대상이다. 무신사는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 기업공개(IPO)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8일 KB증권은 '무신사-게임체인저'라는 제목의 23페이지 분량 리포트를 발간했다. 비상장사인 무신사에 대한 증권사의 전문적 분석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지난해 기준 월사용자 400만명, 거래액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패션플랫폼 시장 점유율 5.2%를 기록중이다. 2위인 지그재그(3.3%)와 거래액이 5000억원 가까이 차이나는 1위 사업자다. 지난달 말 기준 입점 브랜드 수는 5651개다.

무신사는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매출 3009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6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55.7%에 달한다. 다른 온라인 유통 플랫폼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데 반해 무신사는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무신사의 차별점은 자체브랜드(PB)의 경쟁력이다. '무신사 스탠드다'가 가성비 좋은 패션 아이템으로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PB 상품 매출이 62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가 넘는다. 최근엔 명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무신사 부티크’, 골프웨어 등을 통해 고가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세쿼이어캐피탈과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 가량이다.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상장할 경우 그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미국의 엣시(ETSY)의 시가총액은 4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무신사 같은 전문몰이 11번가나 지마켓같은 종합몰보다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시장지배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로 인해 이용자가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며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 여성복과 화장품 사업 강화, 해외 매출 증가 등 수익 다각화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정보가 부족한 비상장 기업 리포트를 쓰기 위해 업계 사람들을 직접 수소문해 만나가며 다각도로 정보를 수집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