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중순께 배달 앱 ‘땡겨요’의 정식 서비스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강남 지역의 1만여개 가맹점을 모아 배달 서비스에 돌입한 뒤 내년에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배달앱 땡겨요는 국내 금융사가 음식 배달 중개업에 뛰어드는 첫 사례로 이목을 끈다. 신한은행의 이 서비스는 작년 12월 최대 3년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땡겨요’라는 이름에는 소비자가 경험을 나누고 혜택을 얻는다는 뜻과 소상공인이 단골을 끌어당긴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한은행은 이 프로젝트에 400억원 가량의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내부에 “배달서비스 자체로 ‘돈 벌 생각’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배달앱들이 과도한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논란을 빚는 가운데, 입점한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금융사의 사회적 기능은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의도는 사업 과정에서 얻게 될 각종 데이터에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더의 소득정보와 소비자의 결제 정보 등을 파악해 본업인 금융 서비스와 연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차량 공유로 출발해 배달 등으로 서비스를 범위를 확장하고 획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에도 뛰어든 동남아시아의 ‘그랩’과 마찬가지로 소매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로지올)와 손잡고 라이더들의 배달 수행 정보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를 하는 ‘라이더 전용 대출’을 지난달 말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원화기반 스테이블코인과 NFT에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의 해외 송금 등에 적용이 가능하고, 법정화폐에 연동되는 특성상 안정성이 높다. NFT는 은행 신탁 사업과 연계하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랩장은 “스테이블 코인은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고, NFT는 기술검증을 완료했다”며 “법적 검토 등 충분한 검증을 거쳐 사업화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빈난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