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권리산정기준일을 공모일자로 소급 적용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투기 방지에 나선다. 최근 빌라 밀집촌에서 재개발 신청 호재로 인한 투기가 확산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오세훈표 재개발' 투기 막는다…신축 제한·거래허가구역 지정
서울시는 신통기획 민간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는 약 25개 지역에 대해 권리산정기준일을 공모 공고일인 지난 9월 23일로 지정한다고 8일 밝혔다.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이뤄지는 ‘지분 쪼개기’나 건립되는 신규 주택 등은 분양권을 받을 수 없다. 분양 대상 기준이 되는 90㎡ 이상 토지를 여러 개 만들기 위해 필지를 분할하는 행위를 비롯해 △단독주택 또는 다가구 주택을 다세대 주택으로 전환 △토지와 건물을 분리 취득 △다세대·공동주택 신축 행위 등은 권리산정기준일 다음날까지 완료돼야 분양권이 나온다.

후보지로 선정되는 즉시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제한 공고일로부터 2년간 해당 구역 내에서 건물을 신축하는 행위가 제한된다.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데도 빌라 신축을 강행해 사업을 방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 건축물을 거래하는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방지하는 측면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목적 등으로 구청 허가를 받아야 거래가 가능하다.

그 밖에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기를 앞당기는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재개발 구역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구역 지정 후라도 투기 억제를 위해 시장이 정하는 특정일을 기준으로 조합원 지위양도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약 25곳을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최종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통기획은 민간 재개발 조합이 사업 주체를 맡되 서울시가 초기 단계에 개입해 공공성을 확보하고 기간을 단축해주는 제도다. 지난달 29일까지 공모를 마감한 결과 24개 자치구에서 총 102곳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