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한때 잘나가던 나라들, 왜 무너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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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진국 문턱 넘보지만
반기업·방만 재정·고령화 뒤엉켜
외생 충격땐 경제 위기 직면 우려
정부·노조 힘 합쳐도 모자란데
기업 발목 잡는 입법·규제만 잔뜩
포퓰리즘 막고 재정건전성 지켜야
안세영 < 서강대 명예교수 >
반기업·방만 재정·고령화 뒤엉켜
외생 충격땐 경제 위기 직면 우려
정부·노조 힘 합쳐도 모자란데
기업 발목 잡는 입법·규제만 잔뜩
포퓰리즘 막고 재정건전성 지켜야
안세영 < 서강대 명예교수 >
한때 잘나가던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1960년대 우리보다 잘살았던 필리핀, 국력의 상징인 철도망이 미국에 버금가던 아르헨티나, 아마존 고무집산지 마나우스에 거장 카루소를 초청할 만큼 잘나가던 브라질. 모두가 지금은 번영과 거리가 먼 나라가 됐다. 영국이 산업화에 성공한 뒤 미국, 일본이 뒤따랐지만 19세기의 일이다. 20세기에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
21세기 유일하게 선진국 문턱을 넘볼 나라는 ‘코리아’다. 가장 큰 도약의 힘은 환상적인 산업구조다. 철강 같은 구산업과 반도체 등 신산업을 모두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일본, 독일, 중국, 프랑스 등 딱 여섯 나라밖에 없다. 우리 산업의 파괴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을 조명하려면 과거 잘나가던 나라들이 왜 몰락했는가부터 살펴봐야 한다. 국가 몰락에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모노-컬처형 산업구조다. 브라질처럼 경제가 한두 개의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 고무·커피시장을 제패한 브라질은 동남아시아에서 고무·커피 재배에 성공하자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둘째, 반기업·친노조 정책이다. ‘영국병’과 같이 정부가 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며 사사건건 기업하기 어려운 입법·규제를 남발하는 것이다. 이때 정치인이나 노조가 범하는 가장 큰 착각은 ‘아무리 기업을 후려쳐도 그 땅에 머물 것이다’는 기대다. 글로벌 시대 모든 기업은 철새기업이다. 기업환경이 나빠지면 해외로 탈출하고,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의 수렁에 빠진다.
셋째, 재정파탄형 국가파산이다. 그리스, 베네수엘라의 예에서 보듯이 이는 포퓰리즘과 함께한다. 선동적 정치인이 나라 곳간을 열어 국민에게 돈을 퍼주면 유권자는 값싸게 표를 판다.
마지막으로 일본처럼 고령화 터널에 빠지면 연금, 의료비, 복지 같은 3대 사회보장비용이 국가재정을 짓누른다. 일본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불과 15년 사이에 정부예산에서 사회보장비용이 무려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당연히 성장을 견인해야 할 공공투자, 연구개발 같은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국민경제가 성장동력을 상실한다.
지금 집권세력은 ‘시간만 흐르면 저절로 선진국이 된다’는 엄청난 환상에 빠져 있다. 물론 우리는 모노-컬처형 덫에는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반기업+재정파탄+고령화’가 뒤엉켜 외생적 충격을 받으면 우리 경제는 3대 위기에 직면한다.
가장 큰 위기는 문재인 정부가 씨 뿌린 반기업·친노조라는 독소가 디지털 혁명의 광풍에 휘말려 우리 주력산업을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기술개발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승자 독식’하는 디지털 혁명시대에 핵심 산업의 국제적 승패는 순간적으로 바뀐다. 세계 반도체와 전자 산업을 지배하던 일본이 잠시 헛발질(!)하다 우리에게 밀렸듯이,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한두 번 기술개발에 실기하면 언제 추월당할지 모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노조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주 52시간 근로제 등 기업 발목 잡는 일만 잔뜩 했다. 기업이 짐 싸고 나가면 친노조, 반기업 따질 겨를이 없다. 모두가 피폐해진다.
다음으로 미국 같은 나라는 재정절벽이 오더라도 경제가 순항하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하는 우리나라는 다르다. 지금부터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정확히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 초고령화 쓰나미가 덮치면 대한민국 부도 위기는 피할 수 없다.
끝으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나 있을 법한 정치·사회적 병리현상이 번지고 있다. 선동적 포퓰리즘이 날뛰며 국민을 공짜, 무료에 중독시키려 하고 요즘은 한술 더 떠 법의 칼날까지 무디게 하고 있다.
2030세대가 자신들이 기성세대보다 더 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한다. 지금 나랏돈 잔치한 부담을 고스란히 자신들이 뒤집어쓸 것을 우려한 것이다. 국민 모두가 혼탁한 정치에 놀아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는 역사에 정말 무책임했던 세대로 각인될 것이다.
21세기 유일하게 선진국 문턱을 넘볼 나라는 ‘코리아’다. 가장 큰 도약의 힘은 환상적인 산업구조다. 철강 같은 구산업과 반도체 등 신산업을 모두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일본, 독일, 중국, 프랑스 등 딱 여섯 나라밖에 없다. 우리 산업의 파괴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을 조명하려면 과거 잘나가던 나라들이 왜 몰락했는가부터 살펴봐야 한다. 국가 몰락에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모노-컬처형 산업구조다. 브라질처럼 경제가 한두 개의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 고무·커피시장을 제패한 브라질은 동남아시아에서 고무·커피 재배에 성공하자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둘째, 반기업·친노조 정책이다. ‘영국병’과 같이 정부가 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며 사사건건 기업하기 어려운 입법·규제를 남발하는 것이다. 이때 정치인이나 노조가 범하는 가장 큰 착각은 ‘아무리 기업을 후려쳐도 그 땅에 머물 것이다’는 기대다. 글로벌 시대 모든 기업은 철새기업이다. 기업환경이 나빠지면 해외로 탈출하고,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의 수렁에 빠진다.
셋째, 재정파탄형 국가파산이다. 그리스, 베네수엘라의 예에서 보듯이 이는 포퓰리즘과 함께한다. 선동적 정치인이 나라 곳간을 열어 국민에게 돈을 퍼주면 유권자는 값싸게 표를 판다.
마지막으로 일본처럼 고령화 터널에 빠지면 연금, 의료비, 복지 같은 3대 사회보장비용이 국가재정을 짓누른다. 일본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불과 15년 사이에 정부예산에서 사회보장비용이 무려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당연히 성장을 견인해야 할 공공투자, 연구개발 같은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국민경제가 성장동력을 상실한다.
지금 집권세력은 ‘시간만 흐르면 저절로 선진국이 된다’는 엄청난 환상에 빠져 있다. 물론 우리는 모노-컬처형 덫에는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반기업+재정파탄+고령화’가 뒤엉켜 외생적 충격을 받으면 우리 경제는 3대 위기에 직면한다.
가장 큰 위기는 문재인 정부가 씨 뿌린 반기업·친노조라는 독소가 디지털 혁명의 광풍에 휘말려 우리 주력산업을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기술개발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승자 독식’하는 디지털 혁명시대에 핵심 산업의 국제적 승패는 순간적으로 바뀐다. 세계 반도체와 전자 산업을 지배하던 일본이 잠시 헛발질(!)하다 우리에게 밀렸듯이,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한두 번 기술개발에 실기하면 언제 추월당할지 모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노조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주 52시간 근로제 등 기업 발목 잡는 일만 잔뜩 했다. 기업이 짐 싸고 나가면 친노조, 반기업 따질 겨를이 없다. 모두가 피폐해진다.
다음으로 미국 같은 나라는 재정절벽이 오더라도 경제가 순항하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하는 우리나라는 다르다. 지금부터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정확히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 초고령화 쓰나미가 덮치면 대한민국 부도 위기는 피할 수 없다.
끝으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나 있을 법한 정치·사회적 병리현상이 번지고 있다. 선동적 포퓰리즘이 날뛰며 국민을 공짜, 무료에 중독시키려 하고 요즘은 한술 더 떠 법의 칼날까지 무디게 하고 있다.
2030세대가 자신들이 기성세대보다 더 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한다. 지금 나랏돈 잔치한 부담을 고스란히 자신들이 뒤집어쓸 것을 우려한 것이다. 국민 모두가 혼탁한 정치에 놀아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는 역사에 정말 무책임했던 세대로 각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