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카유보트 '파리, 비 오는 날'
당시 대중화하기 시작한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이 작품에는 카유보트의 혁신적인 표현 방식이 잘 드러나 있다. 오른쪽 맨 끝 남자의 모습을 반만 그려 역동성을 연출한 게 대표적이다.
카유보트는 생전 탁월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받아야 했다.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으로 클로드 모네와 에드가 드가 등 인상파 동료 화가들을 후원하면서 덧씌워진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 때문이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만약 그가 후원자를 자처하지 않았다면 화가로서 훨씬 주목받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을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고 그의 작품은 정당한 재평가를 받았고, 오늘날에는 자신이 후원했던 화가의 작품들과 나란히 미술관 벽에 걸려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