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보유 주식 중 10%를 매각할지 여부를 묻는 설문을 트위터에서 진행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리마켓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일 종가 1222.09달러 대비 7.5%가량 하락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머스크가 미실현 이익과 관련한 조세회피 논란을 언급하며 지난 6일부터 진행 중인 설문조사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는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설문을 올렸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설문에는 모두 351만9252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57.9%가 주식 매각에 찬성했다.

머스크는 설문을 올리면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결과에 따를 것이며, 보유 재산이 주식 뿐이기에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모두 1억7050만주로, 이중 10%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210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른다. 이 정도의 대규모 물량이 매도되면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내다 파는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의 이번 설문은 미국 민주당이 상원에서 추진 중인 '억만장자세'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편 머스크가 이번 설문조사로 인해 미국의 증권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시장 혼란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한 바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