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531페이지 분량 역사결의서 마오쩌둥·덩샤오핑과 동급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 4분의 1을 '시진핑 9년'에 할애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공식 100년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위상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 보고된 공산당 100년사에서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9년간의 분량이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이하 역사결의)'라는 명칭이 붙은 공산당의 100년사는 531페이지 분량이다.

NYT는 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자 중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을 제외하고 누구도 이처럼 공식 역사에서 강조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동급의 지도자로 격상됐다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역사결의는 시진핑이 내년 20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5년 더 집권하기 위한 논리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중국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2018년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 주석은 2012년 임기를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은 토론을 거쳐 이번 회의 최종일인 11일 역사결의를 채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45년 역사결의는 마오쩌둥 사상을 중심으로 한 단결과 통일의 필요성을 담았고, 1981년 역사결의에는 덩샤오핑의 개혁 노선을 확고히 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사 전문가인 제러미 바메는 세 번째 역사결의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과거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기보다는 미래 권력에 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