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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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가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금리가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민평 평균)는 2.390%로 지난달 말(10월 29일 2.656%) 대비 0.266%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들의 고정금리 대출은 보통 5년물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 AAA) 1년물도 전날 1.709%로 지난달 말(10월 29일 1.743%)와 비교해 0.034%포인트 떨어졌다.

그간 급등했던 은행채 금리가 안정되고 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9월초 1.916%에서 10월말 2.656%로 0.7%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1년물도 1.253%에서 1.743%로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급등) 우려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돌입하기로 결정했지만 기준금리(연 0~0.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조기금리인상이 예상됐던 영국 중앙은행(BOE)도 인플레이션 보다 성장둔화에 초점을 두면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2%대를 넘었던 국고채 3년물도 안정화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은 9월 초 1.417%에서 지난 1일 2.108%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전날 1.906%로 마감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금리도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 사실이지만, 한국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영미권 국가들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다"며 "정책의 하방 리스크를 감안하면 과도한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 금리의 안정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이클 내 기준금리의 최종 타깃은 1.50~1.75%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며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 하락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금리 레벨은 고점 부근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장금리 안정화를 소비자들이 대출금리 하락으로 체감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추고 있는터라 당분간 대출금리가 높게 유지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에서 0.3%로 0.2%포인트 낮췄다.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인 우리원(WON)주택대출에선 우대금리(0.4%)가 사라졌다.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NH직장인대출V' '올원직장인대출' '올원마이너스대출'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축소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