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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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소액대출사업을 전면 개편했다.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영역과 외부에서 조달한 자본을 쓰는 영역을 구분한 것이다.

9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기존 대출 서비스인 '제베이' 외에 새로운 대출 브랜드인 '신용다이'를 출시했다. 제베이는 앤트그룹 자체 자본으로 대출업을 하며, 신용다이는 은행 등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한다. 앤트그룹 측은 소비자들에게 실제 자금원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대출 사업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신용다이는 앤트그룹의 앱인 알리페이 내에 있기는 하지만 신용도 평가부터 금리 등을 외부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기반으로 출범했으며,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나 티몰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확보한 소비자들의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신용도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대출 등 금융업에 활용해 왔다.

앤트그룹은 10억명에 이르는 방대한 사용자를 바탕으로 중국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앤트그룹의 기존 대출사업인 제베이는 대출 자금의 90% 이상을 중소 은행 등 외부에서 조달해 왔다.

금융당국은 앤트그룹의 이런 영업 행태가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개선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해 11월 앤트그룹과 같은 비은행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자본금을 최소 50억위안(약 8700억원) 확보해야 하며, 자본금으로 산하 금융 자회사들의 자본 합계의 50%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또 앤트그룹에는 대출사업과 신용평가사업을 분리하고 결제사업만 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작년 6월말 기준 앤트그룹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액대출이 39%, 재태크 상품 판매가 16%, 보험이 8%에 달한다. 본업인 결제부문 매출 비중은 36%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