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운용사의 재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규제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도 도입할 계획이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보는 9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2021 글로벌 상장지수상품(ETP)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를 0.7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관계수가 0.7 이하인 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상장폐지 대상인데, 이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ETF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액티브ETF는 운용사의 재량을 늘려준 상품인데, 상관계수란 ETF가 벤치마크 지수를 얼마나 추종해야 하는지를 나타낸다. 현재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와 상관계수 0.7 범위 내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즉 펀드 전체 자산의 70% 이상은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 30%는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라 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운용사는 액티브 ETF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상관계수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혼합형 ETF는 지수 구성 종목을 자산군별이 아니라 통산 10개 이상으로 할 계획이다. 기존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별로 10개 이상의 종목을 담아야 했다. 이에 대해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본부장은 “삼성전자 종목 하나와 채권 9개로 구성된 ETF도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고객에게 삼성전자 하나만 살 수 있는 ETF를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만기 채권형 ETF도 도입할 계획이다. 보험사 등 만기가 있는 확정 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업계의 오랜 관심사인 세 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송 본부장보는 “지난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을 겪은 경험이 있어 당장 도입 계획은 없다”며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과의 경쟁을 위해 검토할 수 있겠으나 사전에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