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9일 오전 9시18분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1위 해외직구 플랫폼 코리아센터와 1세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다나와를 동시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전통 제조·유통업 투자에 치중해오던 MBK파트너스가 온라인 플랫폼 영역에 대한 공격 투자에 나서는 모양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코리아센터에 투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거래 구조는 MBK파트너스가 코리아센터의 구주와 신주를 차례로 인수해 최종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이다. 코리아센터는 신주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다나와 인수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MBK파트너스가 양사 경영권 확보에 약 1조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코리아센터는 2000년 설립된 종합 e커머스 전문 기업이다. 국내 1위 해외직구 대행 플랫폼 ‘몰테일’, 국내 2위 인터넷 쇼핑몰 구축 서비스 ‘메이크샵’, 가격비교 플랫폼 ‘써머스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나와는 컴퓨터(PC)와 주변기기 등에 강점을 지닌 가격비교 플랫폼이다. 코리아센터의 써머스플랫폼과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

MBK파트너스는 코리아센터 인수 후 주력사업인 몰테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경우 해외 물류창고를 추가로 인수하거나 물류 및 결제망을 고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누리닷컴’을 운영하는 써머스플랫폼과 다나와를 결합해 빅데이터 기반 e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베이코리아 등 e커머스 공룡과의 정면승부에 나서기보다 각 플랫폼에 쌓인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쇼핑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리아센터와 다나와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000억원, 2300억원 수준이다. 양사를 합치면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플랫폼이 탄생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연초 투자자 대상 연례서한을 통해 “온라인을 키우거나, 집에 가겠다(Get big online or go home)”며 온라인 플랫폼 분야 투자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거래는 코리아센터가 다나와 인수에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다나와 인수전의 본입찰에는 코리아센터가 전면에 설 예정이다. 다나와 인수전엔 코리아센터를 비롯해 KG그룹, 국내 PEF인 VIG파트너스 등 다섯 곳이 뛰어들었다.

차준호/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