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에 화물차 파업까지…연말경제 올스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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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물량도 2~3일 내 바닥"
화물연대, 이달 말 총파업 예고
시멘트업계도 생산 중단 위기
팜한농, 비료 생산라인 절반 중단
공급난 이어지며 물가인상 압력
산업 전반에 충격 확산 전망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국 물류대란은 물론 연쇄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요소수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11/AA.28008682.1.jpg)
“이틀 뒤 요소수 동난다”
![요소수 대란에 화물차 파업까지…연말경제 올스톱 우려](https://img.hankyung.com/photo/202111/AA.28009471.1.jpg)
현장에선 요소수 품귀 사태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덤프트럭 운전자 A씨는 “현재 가진 요소수는 2~3일 안에 모두 동난다”며 “세 아이를 둔 가정의 생계가 중단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운전자 B씨는 “레미콘 노동자들끼리 각자 가진 요소수를 모아서 나눠 쓰고 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노조가 7~8일 조합원 25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32.4%는 요소수 문제로 장비 가동을 못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평균 12일가량 더 운행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다량 사용하는 시멘트 업계도 비상이다. 시멘트 업계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연간 요소수를 약 15만4000t(하루 평균 423t) 쓰고 있다. 각 업체는 11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산업용 요소수를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요소수가 부족해지면 시멘트 생산 중단으로 인해 건설업 등 후방산업까지 피해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멈춰 서는 현장…물가 상승 우려
차량용 요소수 부족으로 자재 운반에 비상이 걸리면서 건설 현장도 멈춰 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멘트 운반 차량은 2700여 대가 운행 중인데 이 중 약 80%(2200여 대)의 차량에 요소수를 사용한다. 시멘트에 모래·자갈 등을 섞어 납품하는 레미콘 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특히 비축량이 부족한 소규모 회사들은 1만원짜리 10L 요소수 한 통을 10만원의 웃돈을 주고 확보하고 있다.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사용 차량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 시멘트 운송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수밖에 없다”며 “요소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요소를 사용하는 비료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팜한농은 울산 공장 비료 생산라인 4개 중 2개만 돌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우려도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소각로 230기와 민간 소각로 114기가 있다. 이 중 민간 산업폐기물 소각 시설에서는 통상적으로 하루 평균 요소수 3t가량이 사용되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넉넉하지 않다. 이 같은 혼란은 경유차가 사용되는 산업과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중국의 수출 중단을 푸는 등 근본 대책 마련에 실패할 경우 연말 경제가 올스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촉발한 운송 위기가 물류대란을 넘어서 산업 생태계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게다가 요소수 가격 폭등이 화물운임과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식품가격 상승 등 물가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지훈/안대규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