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사, 파업 하루 앞두고 협상 타결…진료공백 없어
서울대학교병원이 오는 10일로 예고됐던 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 협상을 타결했다.

서울대병원은 9일 오후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 가조인식을 열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애초 서울대병원 노조는 사측이 인력 충원 등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이날 합의에 따라 파업 없이 정상 근무할 예정이다.

주요 합의 내용은 ▲ 임금 인상(0.79%) ▲ 감염병 관련 인력 확대 정부 건의 및 사전교육 강화 노력 ▲ 기후 위기 대응 노력 ▲ 가족돌봄 휴가 연간 2일 부여 ▲ 무기계약직 단시간 근로자 정규직 전환 ▲ 간호부문 교대근무자 근로조건 개선 ▲ 인력충원 등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노사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무분규로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신속하게 병원을 정상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는 등 '국가중앙병원'의 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파업 없이 무사히 협상을 마쳐 다행"이라며 "감염병 예방과 치료의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이번 타결을 계기로 노사 상생과 발전에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대병원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개별 병원이나 사업장의 교섭 상황과는 별개로 11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연 뒤 서울 시내를 행진할 예정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올해 9월 보건복지부와 노정합의를 이룬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같은 민주노총 산하이긴 하지만 별도 조직이다.

의료연대본부는 ▲ 공공병원 확충 등 공공의료 확대 ▲ 병원 인력 충원 ▲ 필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 수익성 중심의 병원 경영평가 반대 ▲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등 5개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다.

이들은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의 노정합의가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병원과 합의에 이른 만큼 의료연대본부가 11일로 예고한 총파업이나 집회의 실제 참가 인원은 기존 예상보다 대폭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의료연대본부 총파업에는 서울대병원 노조를 포함해 9개 사업장에서 7천600여명의 조합이 참여할 것으로 예고됐으나, 이 중 9일 협상이 타결된 서울대병원의 조합원이 3천200여명을 차지해 이 중 대부분은 정상 근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