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꽃피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
BTS와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찬사가 매일 외신에 오르내린다. 며칠 전에는 미국 뉴욕타임스도 어떻게 한국이 문화 강국이 됐는지를 돌아보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요즘처럼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세계에서 인정받았던 때가 있나 싶어 가슴이 벅차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과 경제제재 등의 물리적 힘을 의미하는 하드 파워와 달리 문화, 예술, 정보과학 등 자발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힘을 의미한다고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공지능 업계에서도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인정받은 작은 ‘사건’이 있었다. 인텔이 최근 개최한 글로벌 인공지능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고등학생이 제출한 아이디어가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130개국 이상 10만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진정한 글로벌 행사라 더욱 그 의의가 깊다.

한국고용정보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인구구조 및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세계 약 7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지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에서는 오히려 약 21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인공지능 등 분야에서 2025년까지 14만4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미래를 변화시킬 대표적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분야에서만 향후 4만700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인력 수급이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 보유 여부가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의 시각도 종종 보인다.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공지능 인재 육성은 정부, 기업, 교육기관 모두가 나서야 한다. 미래 사회 주인공인 학생과 이들을 보살피는 학부모, 그리고 교사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가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해 관심을 두고 협력해야 한다.

다행이라면 정부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025년까지 소프트웨어 인재 41만3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도 올해 초 교육부와 협약을 맺고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진로체험을 돕고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직업역량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의 진로를 두고 고민할 때,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커진 변화의 속도와 폭 속에서 미래 직업군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는 아이들을 둔 부모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다음주 목요일은 수능일이기도 하다.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며 대학 입시가 인생의 목적이 될 수는 없지만, 그 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순간이다.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