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금융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사업 시행을 앞두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초기 참여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이슈가 불거지면서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는 서비스 범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범 서비스 시행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마이데이터 ‘오픈 베타 서비스(대고객 시범 서비스)’ 일정에 맞춰 서비스 출시가 가능한 핀테크는 뱅크샐러드와 핀크 두 곳에 불과하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비공개 베타 서비스’에 참여 중인 곳은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과 키움증권, 뱅크샐러드, 핀크 정도다. 사업 본허가를 받은 45곳 중 15% 수준이다. 네이버와 토스는 다음달 1일 베타 서비스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카카오페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행 등도 서비스 범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빅테크 플랫폼의 금융 상품 비교·판매 행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나온 뒤 금융사들이 사업 구상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형 핀테크의 서비스 참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마이데이터 관련 전산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서비스가 전면 시행되는 내년 1월부터는 스크래핑(금융 정보 자동 수집)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이 경우 기존에 운영하던 자산관리 서비스조차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게 업계 얘기다.

박진우/정소람/김대훈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