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기 엔진 제작 과정. GE 제공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기 엔진 제작 과정. GE 제공
미국의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이자 ‘문어발’ 기업으로 꼽혀온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항공과 헬스케어, 에너지에 주력하는 3개 기업으로 쪼개기로 했다. GE 주가는 이런 내용이 공개된 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GE는 이날 성명서에서 2023년 초 헬스케어 사업, 2024년 재생 에너지와 전력, 디지털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을 각각 분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헬스케어 부문의 지분 19.9%는 유지할 예정이다.

로런스 컬프 주니어 GE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3개 기업을 바탕으로 더 높은 집중도와 자원 배분,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사 관련 비용은 약 2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예상이다.
미국 GE가 9일(현지시간) 회사를 3개 부문으로 쪼개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GE가 9일(현지시간) 회사를 3개 부문으로 쪼개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GE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 1년간 65% 올랐던 GE 주가는 이날 장 초반 6% 넘게 뛰고 있다.

GE는 1892년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회사다. 가전 제품과 제트 엔진, 터빈 등을 생산하면서 관련 제품군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1981년부터 20년간 회장을 맡은 ‘경영의 달인’ 잭 웰치가 회사를 이끌면서 급성장했다.

찌감치 NBC 방송을 설립하는 등 미디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NBC 본사는 여전히 뉴욕 록펠러센터의 GE 빌딩 안에 위치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최대 회사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성장성이 의심을 받으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2018년엔 30개 대기업 종목을 지수화한 다우지수에서도 퇴출됐다.
GE 주가는 9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5~6%가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E 주가는 9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5~6%가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GE 주가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매년 2% 정도씩 하락해왔다. 반면 S&P500지수는 평균 9%씩 상승했다.

웰스파고증권의 조셉 오디어 애널리스트는 “GE의 회사 분할 이후 관련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 수년동안 상당한 규모의 부채에 시달려온 GE는 “최근 항공금융 부문 매각으로 얻은 수익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 그룹의 총 부채는 650억달러 이하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컬프 주니어 CEO는 별도의 CNBC 인터뷰에서 “특히 에너지 부문이 최소한의 부채만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