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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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품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김 전 부총리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양강 구도가 견고한 데도 부동층이 많은 것은 아마 후보들이 국민에게 그만큼 어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러 가지 비리 의혹이나 품성, 정책 등이 국민의 마음을 사고 있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슬로건 표절 논란이 일었던 윤 후보부터 비판하기 시작했다. 김 전 부총리의 슬로건은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이고, 윤 후보는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이다.

김 전 부총리는 "윤 후보는 알맹이 없이 누군가 써 준 내용을 읽었을 것"이라며 "제가 쓴 책에서 '기회' 또는 '기회의 나라'라는 말이 280번 나오는데 그냥 말을 갖다 붙인 게 아닌 오랜 고민과 철학이 농축돼 있으므로 슬로건은 베낄 수 있어도 철학은 베끼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로건을) 따라 한 것은 틀림없다"며 "문제는 그런 시대 정신에 공감한다면 자기와 자기가 가진 거대한 양당의 기득권을 어떻게 깰 것인지, 대한민국을 어떻게 기회의 나라로 만들 것인지를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김 전 부총리는 이 후보가 제시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서도 "재정의 1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을 국민에게 50만원 또는 10만원씩 나눠준다는 얘기들, 초과 세수가 금년에 나오니 그 돈을 쓰자거나 당에서 금년에 들어올 세수를 내년으로 이월해 충당하자는 얘기는 재정을 모르고 하는 것"이라며 "초과 세수 자체가 바람직한 건 아니며 그 돈이 생겨도 법적으로 쓸 수 있는 용도가 정해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과 세수가 25조원 나왔다고 가정을 하면 아마 쓸 수 있는 돈이 3, 4조원 나올 것"이라며 "그걸 가지고 50조원이 드는 재난지원금을 주겠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을) 기재부가 받아서는 안 된다고 보지만 압력을 세게 받을 것"이라며 "지금 이러한 얘기는 재정의 1도 모르고 하는 소리이므로 포퓰리즘에 근거한, 표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는 의심이 진하게 든다.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부총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새로운 물결' 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그는 "거대 당의 경선 과정은 닥치고 정권유지, 닥치고 정권탈환을 위해 상대를 흠집 내는 네거티브로 지지층을 흥분시키고 있다"며 "국민의 희망과 미래를 위한 대안 논쟁은 완벽하게 실종됐다"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함께 비판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