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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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 대란이 내년 농번기 비료 부족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나왔다. 올해 사용할 비료는 확보됐지만 비료가 본격적으로 쓰이는 내년 3월 이후 재고가 소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중동 등 중국 외 국가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요소비료·요소수 필요 농기계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요소비료·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농작업 상황 등을 파악하고 원자재 조기확보 등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 2월까지 요소비료가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올해 11~12월 예상 소요량은 1만8000톤인데 공급여력은 3만5000톤에 달한다. 내년은 1~2월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4만4000톤의 요소비료도 공급 가능량 9만5000톤 선에서 충당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농번기를 앞두고 비료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내년 3월부터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내년 3~6월 비료 소요 예상량은 27만1000톤이다. 내년 비료업체 등이 확보한 9만5000톤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정부는 요소비료 등 원자재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중 중국 외 수입처를 발굴해 요소비료 수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동 국가인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 수입을 추진 중인 중국산 요소 15만4000톤의 통관을 위해서도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비료 원료 구매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0% 할당관세 적용 지속을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도 계속한다.

요소 비료 부족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로 사재기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공급 물량을 주간 단위로 제한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내년 2월까지 지역농협별로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만큼만 방출하겠다는 것이다.

요소수 주입이 필요한 농기계는 트랙터 1만7000대와 콤바인 1만대 등 2만7000대로 파악됐다. 2016년 이후 생산된 75마력 이상 출력의 농기계만 해당한다. 이는 농가가 보유한 전체 트렉터의 4.6%, 콤바인의 12.5% 수준이다. 정부는 요소수 부족으로 트랙터 운행이 어려운 농가에 요소수 사용이 필요없는 트랙터 보유 농가를 연결해 농작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원자재 수급 안정 및 차질없는 농작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농업인들도 실제 필요한 물량만을 구매함으로써 불필요한 가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