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대표주 코스맥스가 예상을 깨고 3분기 순손실을 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주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 둔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미국 누월드 영업권 감가상각비가 순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 시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 18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가 135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증가했고 매출은 3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도 예상 못한 순손실로 인해 주가는 급락했다.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께 공시가 나오자 주가는 한때 10만8000원까지 빠져 10%대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맥스는 이날 9.84% 내린 1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맥스가 급락한 데에는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중국 소비시장 위축, 사치세 강화 움직임 등으로 인해 이날 LG생활건강은 2.3% 내린 119만1000원에, 아모레퍼시픽은 3.49% 내린 18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코스맥스 중국법인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14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57% 증가한 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고객사 확대와 온라인 채널 고성장, 주요 제품군의 판매 호실적 등에 힘입은 결과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11월 11일 광군제를 앞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순손실은 미국 누월드 영업권 감가상각비 157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영업권은 쉽게 말해 기업 인수에 따른 권리금이다. 인수대금에서 피인수기업의 실질가치를 뺀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현금창출단위별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하도록 한다. 즉, 이번 분기 미국 누월드 관련 매출이 인수 당시 예상보다 적어서 감사인의 권고에 따라 비용 처리를 한 게 순이익을 깎았다는 것이다.

코스맥스 미국법인의 3분기 매출은 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코스맥스 측은 "손소독제 매출 감소와 신제품 출시 지연, 인건비 및 제반 비용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