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BIAN)'이 뉴욕증시에 입성했다. 리비안의 상장 소식에 국내 관련주들도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혜를 직접적으로 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리비안 수혜주 찾기 '분주'…"사업성·성장성 판단해야"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시에서 첫 발을 내딛은 리비안은 공모가 대비 22.73달러(29.14%) 오른 100.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비안의 공모가는 주당 78달러였다.

리비안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는 삼성SDI, 만도, 에코캡, 대원화성 등이 리비안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EV)용 원형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비안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리비안을 비롯해 테슬라, 루시드모터스 등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원형전지를 채용하고 있다.

만도는 리비안에 전방 레이더, 카메라, 긴급 제동장치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에코캡은 '와이어링 하네스'라는 부품을 리비안에 공급한다.

대원화성은 국내 최초 고급 습식 합성 피혁을 출시한 전문업체로 자동차용 소재 사업에 진출해 현대차와 기아, 리비안 등에 고급 소재 합성피혁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산업은 리비안에 PTC히터를 공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수혜주들이 상장 시 주가가 잠깐 상승했다가 재료소멸과 차익실현 등으로 급락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리비안과의 공급 규모나 계약 기간 등이 비공개로 돼 있어 제대로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산업은 리비안에 공급하는 규모는 8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2.8%에 불과하지만 관련주로 묶이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주는 단기간에 꽤 큰 수익을 얻게 되거나 반대로 꽤 큰 손해를 보게 되는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타난다"며 "신중하게 사업성과 성장성에 대해서 판단하는 모습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 리비안 투자매력 '긍정적'…"매달 생산·판매 대수 추이 중요"

'제2의 테슬라' 리비안 상장…"수혜주 옥석 가려야"
리비안 수혜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증권가에서는 리비안에 대한 투자 매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 픽업 전기차(EV) 출시로 리비안이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개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서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R.J. 스캐린지가 2009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리비안은 전기차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지금까지 아마존, 포드 등으로부터 약 10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지난해 초부터 올 6월까지 약 20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 9월 전기차 픽업트럭 R1T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수익화에 나섰다. 리비안은 연말까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1S, 아마존 배달용 전기 밴 트럭 등 3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시장은 유가 상승에도 여전히 SUV와 픽업트럭 시장 비중이 73%를 기록 중이다. 리비안은 R1T와 R1S 생산에 집중하며 완성차 고비중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15만5000대 예약 대수, 대주주 아마존과 물류 생태계 구성 파트너사, 포드와 협력 가능성 등도 긍정적이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다소 아쉽다. 리비안의 R1T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순수 전기차 업체에서 출시되는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인데 R1T는 가격, 주행거리, 적재량 측면에서 사이버트럭 대비 경쟁력이 낮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비안의 주가는 초기 기대감 반영으로 급상승 후 생산 현황에 따라 변동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매달 생산·판매 대수 추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