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 매각 여부를 온라인 투표에 부쳤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실제로 테슬라 지분 약 1조3000억원 어치를 매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 주식 215만4572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이 가운데 93만4000주를 매각했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6.24달러이며, 이날 테슬라 종가는 1067.95달러였다. 종가 기준 주식 매각 금액은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 CEO는 내년 8월이 만기인 스톡옵션 2280만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 5일 테슬라 주식의 마감가 기준으로 스톡옵션 가치는 280억달러(약 33조원)에 이른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6일 트위터에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주식 매각 여부를 묻는 설문을 시작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따를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날 마감 결과 총 351만9252명이 참여해 찬성(58%)이 반대(42%)보다 높았다. 그는 이 트윗에서 "나는 현금으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어디서도 받지 않는다. 주식밖에 없어서 개인적으로 세금을 내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내년 8월 행사 기간이 만료되는 스톡옵션의 양도차익 대해 150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물어야 할 상황. 미국 정치권은 현재 주식·채권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소 20% 세금을 매기는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머스크 CEO는 아예 주식을 처분해 세금을 줄이는 한편 조세회피 논란을 희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