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마스크 대란 때와 같은 효과 기대
근원적인 수입·공급 문제 풀리지 않으면 '한계' 지적도
요소수 대란에 공급-구매 정부가 직접 관리…수급난 완화될까
정부가 11일부터 요소·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면서 수급난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 때 이 조치가 처음 시행돼 공급 안정화에 기여한 만큼 이번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관측이다.

다만 마스크 대란 때는 국내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유통도 적절히 관리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이번 중국발(發) 요소수 사태의 경우 중국의 요소 수출 재개 등 근원적인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물량 확보와 유통망 관리의 '투트랙' 전략을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요소와 요소수를 수입·생산·판매하는 기업은 일일 실적 관련 정보를 다음날 정오까지 신고해야 한다.

요소 수입업자는 향후 두 달간의 예상 수입량을 신고할 의무도 생겼다.

긴급한 요소·요소수 공급 필요성이 제기된 경우 정부가 요소·요소수 수입·생산·판매업자에게 공급 물량과 대상을 지정하는 조정명령도 발령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정명령에 따라 요소수 판매처는 주유소로 한정되며, 승용차 1대당 한 번에 최대 10ℓ까지만 살 수 있다.

긴급수급조정조치의 시행 목적은 정부가 국내 요소·요소수 유통망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수급 상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요인을 미리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공급 부족이란 1차적 원인 외에도 유통상의 문제가 이번 요소·요소수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요소·요소수 가격이 급등하자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많은 양을 사들이거나 보유한 물량을 시중에 내놓지 않는 등의 행위로 인해 수급난이 더 악화한다는 것이다.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시행되면 정부가 업자들의 신고 내역을 바탕으로 병목현상을 빚는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예상 요소 수입량을 신고 의무에 포함하면서 향후 수급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해 대비하는 작업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요소·요소수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때까지 정부가 전반적인 유통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며 긴급하고 중요도가 높은 수요처에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 등의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소수 대란에 공급-구매 정부가 직접 관리…수급난 완화될까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수급난 때 시행된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상당한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2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약 4개월간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 수출이 제한되고 생산량의 일정 비율을 공적 판매처에 공급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정해진 요일별로 구매날짜를 달리하는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됐으며, 마스크 생산 중단이 우려되는 업체들에는 제작에 필요한 필터를 우선 제공하는 등의 조정명령이 발동됐다.

공적 판매처 마스크 가격은 1천500원으로 제한됐다.

이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완화되면서 적정 공급과 가격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과 함께 매점매석 행위 합동단속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요소 수입 자체는 작년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시중에 잠가두고 있는 물량이 많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의 합동 매점매석 단속 결과 주유소에서 일부 물량이 나오더라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며 "이런 조치를 강력하게 이행하면 수급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수급관리 정책 외에도 요소·요소수 물량을 조속히 여유 있게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에 묶여있던 1만8천700t의 요소를 신속히 들여오고 중국 정부에 수출 재개를 지속해서 요청하는 등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근본 대책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추가로 확보한 요소수는 국내에서 약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