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컨벤션 효과 과신?…당 일각선 '김종인 비토론'도
尹측은 "尹과 김종인 자주 교류, 내밀 관계 형성"…비토론 선긋기
尹병풍 서지 말고 '하방'하라는 김종인…중진들은 '부글'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을 앞두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당 중진들의 갈등이 증폭할 조짐이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선대위 합류의 '선결 조건'으로 특정 중진들의 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한 당직자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진들이 윤석열 후보 뒤에서 '병풍'을 서고 훈수를 두는 대신 각자 지역으로 내려가 선거운동에 매진해야 한다는 게 김 전 위원장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과 자주 소통하는 한 인사는 통화에서 "국민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의 선대위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이 같은 기류를 부인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중진들에게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를 나눠주는 관례에서 벗어나 권역별 선대위원장직을 맡기는 방안이 물밑 거론된다.

이른바 '하방'(下放) 압력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을 13명이나 두고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린 것과 차별화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지낸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일부 중진을 콕 집어 선대위 내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김 전 위원장과의 '구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참패한 제1야당 키를 쥐고 당 혁신에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중진들과 번번이 부딪힌 바 있다.

그는 퇴임 직후인 지난 4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에 더 있을 수 없었다"며 "내 면전에 대고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 무렵 주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안철수와 뒤로 작당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尹병풍 서지 말고 '하방'하라는 김종인…중진들은 '부글'
실무 중심의 '경량형' 선대위를 바라는 이준석 대표도 김 전 위원장과 입장을 같이 하는 기류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과 사이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중진을 향해 "평소에 그러면 좀 잘하지 그랬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좀 성격이 센 분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못 모실 분은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내 일각에선 '김종인 비토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원내·외에서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있는 모양새가 대선에 득이 되겠느냐는 불만이 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의 '김종인 비토론'에는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과 맞물려 기존 당내 주류의 자신감도 깔린 모양새다.

다만, 윤 후보 본인은 김 전 위원장 영입을 '상수'로 두고, 권성동 비서실장 등 참모들에게 잡음 없는 인선을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근은 통화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두 분이 자주 교류해 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며 "김 전 위원장 비토는 윤 후보와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신속한 선대위 구성을 자신하는 건 호사가들의 말과 달리 이견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尹병풍 서지 말고 '하방'하라는 김종인…중진들은 '부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