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분석]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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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12년 경북 안동시에 총 9개의 원액 생산 설비(suite)를 보유한 L-하우스를 완공했다. L-하우스는 2014년 우수의약품 제조 관리기준(GMP), 2021년 국내 백신기업 최초 유럽연합(EU) GMP를 획득했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후보물질(SP0202)의 공동 개발 및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세포배양 3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시작으로, ‘스카이셀플루4가’, ‘스카이조스터’ 등 백신을 꾸준히 출시 중이다.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AZD1222’의 원액 및 완제 위탁생산(CMO),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코로나19 백신도 개발 중이다.
2021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9.5% 늘어난 2573억 원을 기록했다. 유형별 매출 비중은 각각 제품(코로나19 백신 원액 등) 44%, 상품(백신제제, 수액 등) 4%, 기타(CDMO 매출, 기술수출 등) 52%다.
글로벌 CDMO 사업 본격화
글로벌 백신 CDMO 시장 규모는 2019년 12억5000만 달러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본격화된 2021년 14억9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와 함께 독감 등 기존 백신에 대한 수요가 동반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백신 CDMO 시장의 고성장은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모더나, 노바백스 등 다수의 백신 개발 바이오텍이 등장했다. 설비가 부족한 이들은 경쟁력을 갖춘 CDMO 업체들과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만큼 코로나19 이후에도 위탁생산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돼 있던 생산시설의 분산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며 국가 간 의약품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 역시 생산시설의 지역 분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대응 가능한 백신 생산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기존 파트너사들의 코로나19 외 백신 파이프라인 수주 및 신규 파트너사 확보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생산 역량과 경쟁력 입증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비 중 한 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에, 두 개는 노바백스 CDMO 계약에 할당됐다. 또 다른 한 개에서 질병관리청과의 구매계약에 따라 총 4000만 도스의 노바백스 백신 공급을 위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그 외 2개는 GBP510을 생산할 전망이다. 정부계약 노바백스 백신 물량은 지난 4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제품 매출에 코로나19 백신 원액 매출이 일부 포함됐다. 정부계약 물량 외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생산분 역시 품목허가 전이나 품질보증(QA) 완료로 일부 매출이 시현된 상황이다.
GBP510을 통한 글로벌 백신 업체로 도약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합성항원 기술 기반 두 개의 자체 코로나19 백신(NBP2001, GBP510)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임상 3상 단계로 앞서 있는 GBP510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BP510은 2~8℃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국가들에 빠르게 진출 가능할 전망이다. L-하우스의 연간 최대 생산 가능 규모는 약 4억5000만 도스로 추정한다.
GBP510은 지난 8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현재 국내 14개 기관에서 투약이 개시됐다. 향후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유럽, 동남아 등 해외 기관에 임상 3상 IND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중간결과를 2022년 상반기 중 확보하고 국내를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각국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 5일 공개된 임상 1·2상 결과 GBP510 투약군 99% 이상에서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됐다. 또한 접종 완료 후 2주 경과 시점에서 유사바이러스 기반 중화항체(PBNA) 분석 결과 중화항체 수준은 코로나19 완치자 혈청 대비 약 6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선구매 계약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노바백스의 ‘NVX-CoV2373’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 백신으로 인플루엔자나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다수의 백신에 적용된 기술인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순현금 바탕으로 한 사업 영역 확장에도 주목해야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과 코로나19 백신 CDMO 사업을 통해 확보된 순현금을 바탕으로 본격화될 사업 확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1년 2분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순현금은 1조1787억 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상장사 중 독보적인 규모다.
GBP510 임상 3상 비용이 일부 발생하겠으나,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코로나19 백신 CDMO 매출과 더불어 GBP510 상업화 성공 시 추가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만큼 순현금은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연구소 및 본사의 송도 이전과 더불어 L-하우스가 위치한 안동 내 생산시설 증설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있다. 기존 주요 시장인 백신, 항체의약품과 더불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바탕으로 성장동력이 충분한 만큼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가 기대된다. <저자 소개>
이동건
서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연세대에서 제약산업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분석 업무를 시작해 현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헬스케어팀장 겸 애널리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AZD1222’의 원액 및 완제 위탁생산(CMO),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코로나19 백신도 개발 중이다.
2021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9.5% 늘어난 2573억 원을 기록했다. 유형별 매출 비중은 각각 제품(코로나19 백신 원액 등) 44%, 상품(백신제제, 수액 등) 4%, 기타(CDMO 매출, 기술수출 등) 52%다.
글로벌 CDMO 사업 본격화
글로벌 백신 CDMO 시장 규모는 2019년 12억5000만 달러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본격화된 2021년 14억9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와 함께 독감 등 기존 백신에 대한 수요가 동반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백신 CDMO 시장의 고성장은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모더나, 노바백스 등 다수의 백신 개발 바이오텍이 등장했다. 설비가 부족한 이들은 경쟁력을 갖춘 CDMO 업체들과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만큼 코로나19 이후에도 위탁생산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돼 있던 생산시설의 분산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며 국가 간 의약품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 역시 생산시설의 지역 분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대응 가능한 백신 생산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기존 파트너사들의 코로나19 외 백신 파이프라인 수주 및 신규 파트너사 확보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생산 역량과 경쟁력 입증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비 중 한 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에, 두 개는 노바백스 CDMO 계약에 할당됐다. 또 다른 한 개에서 질병관리청과의 구매계약에 따라 총 4000만 도스의 노바백스 백신 공급을 위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그 외 2개는 GBP510을 생산할 전망이다. 정부계약 노바백스 백신 물량은 지난 4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제품 매출에 코로나19 백신 원액 매출이 일부 포함됐다. 정부계약 물량 외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생산분 역시 품목허가 전이나 품질보증(QA) 완료로 일부 매출이 시현된 상황이다.
GBP510을 통한 글로벌 백신 업체로 도약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합성항원 기술 기반 두 개의 자체 코로나19 백신(NBP2001, GBP510)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임상 3상 단계로 앞서 있는 GBP510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BP510은 2~8℃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국가들에 빠르게 진출 가능할 전망이다. L-하우스의 연간 최대 생산 가능 규모는 약 4억5000만 도스로 추정한다.
GBP510은 지난 8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현재 국내 14개 기관에서 투약이 개시됐다. 향후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유럽, 동남아 등 해외 기관에 임상 3상 IND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중간결과를 2022년 상반기 중 확보하고 국내를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각국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 5일 공개된 임상 1·2상 결과 GBP510 투약군 99% 이상에서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됐다. 또한 접종 완료 후 2주 경과 시점에서 유사바이러스 기반 중화항체(PBNA) 분석 결과 중화항체 수준은 코로나19 완치자 혈청 대비 약 6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선구매 계약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노바백스의 ‘NVX-CoV2373’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 백신으로 인플루엔자나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다수의 백신에 적용된 기술인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순현금 바탕으로 한 사업 영역 확장에도 주목해야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과 코로나19 백신 CDMO 사업을 통해 확보된 순현금을 바탕으로 본격화될 사업 확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1년 2분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순현금은 1조1787억 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상장사 중 독보적인 규모다.
GBP510 임상 3상 비용이 일부 발생하겠으나,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코로나19 백신 CDMO 매출과 더불어 GBP510 상업화 성공 시 추가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만큼 순현금은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연구소 및 본사의 송도 이전과 더불어 L-하우스가 위치한 안동 내 생산시설 증설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있다. 기존 주요 시장인 백신, 항체의약품과 더불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바탕으로 성장동력이 충분한 만큼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가 기대된다. <저자 소개>
이동건
서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연세대에서 제약산업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분석 업무를 시작해 현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헬스케어팀장 겸 애널리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