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컴퍼니] 우정바이오 “우신클, 신약개발 놀이터이자 장터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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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바이오는 지난 10월 1일 우신클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우신클은 지하 6층 및 지상 15층 규모의 건물이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설비를 갖췄다. 자동화된 최신식 동물 사육장(비바리움)과 유효성평가 및 독성실험을 위한 연구실 및 장비를 공유 시설로 구축했다. 입주 기업을 위한 전용 사무실도 마련했다.
1인 기업 등을 위한 공유 연구실인 ‘랩클라우드’도 준비 중이다. 랩클라우드는 소규모 기업 1곳이 연구실 내의 실험대 1개를 점유하는 형태의 공유 시설이다. 바이오산업과 연관된 여러 기업 및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신약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우신클은 우정바이오의 숙원사업이다. 그동안 우정바이오가 걸어온 길에서 국내 신약개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천병년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1989년 특정병원체부재(SPF) 실험동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우정바이오를 창업했다. 이후 실험동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국내 바이오 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공간 멸균’ 기술을 고안해 관련 사업을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임상시험수탁(CRO)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천 대표는 “열악한 국내 신약 개발 환경을 목도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25년 전부터 가졌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한국형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바람이 우신클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민간 특유의 속도와 효율성 추구
천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서경대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발표한 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공공 바이오클러스터의 특성, 지원시스템 및 클러스터 클라이언트 기업 성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다. 공공 바이오 클러스터의 장점과 한계를 면밀히 분석했다. 천 대표는 “국가 주도 클러스터의 역할도 존중하지만 민간 주도 클러스터가 탄생할 시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공공 바이오 클러스터는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산업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다소 비싸더라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판단이다. 공공기관 특유의 행정적 절차 등은 유연성과 속도가 생명인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우신클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민간 주도’의 효율성 및 속도다. 그동안 국내에 세워진 수많은 바이오 클러스터는 모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주도로 설립됐다.
천 대표는 “공공 클러스터는 설립 당시에 최신 장비를 들여놓지만 향후 업그레이드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쉽지 않다”며 “잦은 관리자 교체로 장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입주 기업에 관련 전문인력이 없으면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우신클은 입주 기업들에게 공용 사육장 및 각종 실험실에 대한 소정의 사용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대신 장비 및 실험실 관리를 위한 전담 인력을 갖췄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갱신하는 등 설비를 최신으로 관리하고 장비 사용을 돕는다. 장비를 직접 운용할 시간 및 인적 여유가 없는 기업에는 실험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입주한 바이오 기업들의 중앙연구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술가치 평가로 입주사 선정
바이오 기업은 우신클 입주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입주는 기술평가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우신클에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8곳이다. 우신클은 개별 연구실을 갖춘 기업을 최대 약 30곳까지 받을 수 있다. 랩클라우드를 활용한 소규모 기업의 입주를 고려하면 전체 입주 기업은 50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천 대표는 “공실을 채우는 것보다 어떤 기업이 입주하느냐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연내 8개 기업의 입주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더욱 많은 바이오 스타트업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정바이오의 역할은 단순한 공간 및 설비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우신클은 입주 기업이 투자유치와 기술거래 등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에 대해 자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거래를 하려면 어떤 비임상 실험을 진행해야 하는지’, ‘현 단계에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혹은 ‘보유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가장 적절한 기술이전 시점은 언제인지’ 등 바이오벤처들이 한번쯤 맞닥뜨렸을 고민들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맞춤형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프렌즈 기업’으로 불리는 업무협약사들이 우신클 입주 기업에 대한 자문 및 연계, 투자를 돕는다. 현재 40여 곳의 기업 및 기관과 프렌즈 협약을 맺었고 앞으로 더욱 많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3년 내 우신클 통한 3~5건 기술 거래 목표
우선적인 목표는 3년 내 우신클을 통해 총 3~5건의 기술 거래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우신클에 입주한 기업들의 성과로 더욱 빠르게 신약 개발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봤다. 우신클에 기업과 투자자가 모여들고 기술거래가 활발해지면 우정바이오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재무적 목표에 대해서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우정바이오의 올해 실적에서 우신클과 관련한 매출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우신클이 본격 가동된 이후에는 우정바이오 실적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유망한 바이오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창업보육(액셀러레이터)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이미 우신클 기술평가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국내 및 미국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천 대표는 “아직은 투자 여력이 크지 않아 작은 규모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액셀러레이터로서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바이오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143억 원이다. 사업 영역은 크게 임상시험위탁(CRO) 등 바이오 서비스와 감염관리 및 연구시설 구축 서비스로 구분된다. 상반기 CRO 서비스 매출은 전체의 14.5%인 약 2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 하반기 매출은 연구소 이전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향후 우신클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CRO를 포함한 전체 바이오 서비스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정바이오 매출의 약 70%는 감염관리 사업 및 연구시설 구축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에 각종 실험실을 구축하거나 장비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우신클에 입주했던 기업들이 성장해 외부에 별도의 실험실을 구축할 때, 익숙한 실험실 환경의 구축을 우정바이오에 의뢰할 가능성이 높다. 천 대표는 “우정바이오가 이윤을 추구하는 만큼 우신클의 효율성은 증대될 것”이라며 “시장 경제 원리에 기반해 최고급 시설 및 서비스로 가치를 돌려주며 역동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인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1인 기업 등을 위한 공유 연구실인 ‘랩클라우드’도 준비 중이다. 랩클라우드는 소규모 기업 1곳이 연구실 내의 실험대 1개를 점유하는 형태의 공유 시설이다. 바이오산업과 연관된 여러 기업 및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신약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우신클은 우정바이오의 숙원사업이다. 그동안 우정바이오가 걸어온 길에서 국내 신약개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천병년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1989년 특정병원체부재(SPF) 실험동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우정바이오를 창업했다. 이후 실험동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국내 바이오 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공간 멸균’ 기술을 고안해 관련 사업을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임상시험수탁(CRO)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천 대표는 “열악한 국내 신약 개발 환경을 목도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25년 전부터 가졌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한국형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바람이 우신클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민간 특유의 속도와 효율성 추구
천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서경대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발표한 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공공 바이오클러스터의 특성, 지원시스템 및 클러스터 클라이언트 기업 성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다. 공공 바이오 클러스터의 장점과 한계를 면밀히 분석했다. 천 대표는 “국가 주도 클러스터의 역할도 존중하지만 민간 주도 클러스터가 탄생할 시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공공 바이오 클러스터는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산업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다소 비싸더라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판단이다. 공공기관 특유의 행정적 절차 등은 유연성과 속도가 생명인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우신클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민간 주도’의 효율성 및 속도다. 그동안 국내에 세워진 수많은 바이오 클러스터는 모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주도로 설립됐다.
천 대표는 “공공 클러스터는 설립 당시에 최신 장비를 들여놓지만 향후 업그레이드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쉽지 않다”며 “잦은 관리자 교체로 장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입주 기업에 관련 전문인력이 없으면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우신클은 입주 기업들에게 공용 사육장 및 각종 실험실에 대한 소정의 사용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대신 장비 및 실험실 관리를 위한 전담 인력을 갖췄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갱신하는 등 설비를 최신으로 관리하고 장비 사용을 돕는다. 장비를 직접 운용할 시간 및 인적 여유가 없는 기업에는 실험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입주한 바이오 기업들의 중앙연구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술가치 평가로 입주사 선정
바이오 기업은 우신클 입주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입주는 기술평가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우신클에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8곳이다. 우신클은 개별 연구실을 갖춘 기업을 최대 약 30곳까지 받을 수 있다. 랩클라우드를 활용한 소규모 기업의 입주를 고려하면 전체 입주 기업은 50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천 대표는 “공실을 채우는 것보다 어떤 기업이 입주하느냐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연내 8개 기업의 입주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더욱 많은 바이오 스타트업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정바이오의 역할은 단순한 공간 및 설비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우신클은 입주 기업이 투자유치와 기술거래 등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에 대해 자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거래를 하려면 어떤 비임상 실험을 진행해야 하는지’, ‘현 단계에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혹은 ‘보유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가장 적절한 기술이전 시점은 언제인지’ 등 바이오벤처들이 한번쯤 맞닥뜨렸을 고민들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맞춤형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프렌즈 기업’으로 불리는 업무협약사들이 우신클 입주 기업에 대한 자문 및 연계, 투자를 돕는다. 현재 40여 곳의 기업 및 기관과 프렌즈 협약을 맺었고 앞으로 더욱 많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3년 내 우신클 통한 3~5건 기술 거래 목표
우선적인 목표는 3년 내 우신클을 통해 총 3~5건의 기술 거래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우신클에 입주한 기업들의 성과로 더욱 빠르게 신약 개발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봤다. 우신클에 기업과 투자자가 모여들고 기술거래가 활발해지면 우정바이오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재무적 목표에 대해서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우정바이오의 올해 실적에서 우신클과 관련한 매출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우신클이 본격 가동된 이후에는 우정바이오 실적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유망한 바이오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창업보육(액셀러레이터)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이미 우신클 기술평가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국내 및 미국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천 대표는 “아직은 투자 여력이 크지 않아 작은 규모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액셀러레이터로서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바이오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143억 원이다. 사업 영역은 크게 임상시험위탁(CRO) 등 바이오 서비스와 감염관리 및 연구시설 구축 서비스로 구분된다. 상반기 CRO 서비스 매출은 전체의 14.5%인 약 2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 하반기 매출은 연구소 이전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향후 우신클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CRO를 포함한 전체 바이오 서비스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정바이오 매출의 약 70%는 감염관리 사업 및 연구시설 구축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에 각종 실험실을 구축하거나 장비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우신클에 입주했던 기업들이 성장해 외부에 별도의 실험실을 구축할 때, 익숙한 실험실 환경의 구축을 우정바이오에 의뢰할 가능성이 높다. 천 대표는 “우정바이오가 이윤을 추구하는 만큼 우신클의 효율성은 증대될 것”이라며 “시장 경제 원리에 기반해 최고급 시설 및 서비스로 가치를 돌려주며 역동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인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