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 1. Bio Printing] 세포를 적재적소에 프린팅, 장기 구현율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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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진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고령 사회로 접어들며 노화를 예 방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로 인한 장기 이식 수요는 매년 증가하지만, 장기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러 바이오 응용 기술, 바이오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영상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결손 부위에 딱 맞는 의료제품(의료삽입물·보형물 등)을 제작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 중 3D 프린팅 기술이 실제로 가장 잘 활용되는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보형물에서 인공장기까지, 3D 프린팅의 진화
3D 프린팅 기술 개발은 이미 한참 전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맞춤형 의료 제품을 이용해 손실된 뼈 조직을 복원하고, 성형용 보형물 및 선천적 기관지 연화증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간 학계·산업계·병원·규제기관이 각고로 노력한 끝에 현재는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등재된 4등급 의료기기가 돼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이 기존에는 보형물 기능의 맞춤형 구조체를 만드는 기술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이식을 위한 인공장기 제작 기술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이식형 의료기기와는 달리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결손 조직 및 장기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체를 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 인공 간·혈관· 각막·심장·근육 등을 개발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인체 장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고도의 기능을 구현하지는 못한 상태다.
세포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
그렇다면 조직공학자들은 어떤 계기로 3D 프린팅을 인공장기 제작에 활용하게 되었을까.
그 역사는 1980년대 후반, 미국 하버드대의 조지프 바칸티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이자 모더나 설립 멤버인 로버트 랭거 교수가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각각 의사 과학자, 생체재료 연구자로 생체적합성 소재를 이용해 인체 내 일부 장기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이후 다양한 폴리머 프로세싱 기법(salt leaching·phase separation 등)을 사용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송송 난 보형물을 만들었고, 여기에 세포를 심어 체내 결손 부위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 보형물은 인체 내에서 분해될 수 있는 소재로 제작됐기 때문에 금속 판(metal plate)처럼 재수술을 통해 몸에 넣어둔 보형물을 다시 빼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보형물을 만들다 보니, 원하는 형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스펀지처럼 보형물을 만들고 인체에 적합한 형태로 깎아서 사용하는 것도 시술자에 따라 큰 편차가 생기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컴퓨터 지원 제조(CAM·Computer-Aided Manufacturing)’ 기술을 기반으로 한 ‘쾌속조형기술(rapid prototyping·solid freeform fabrication)’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기술이 현재 일컫는 3D 프린팅 기술의 전신이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생체재료, 바이오액티브 팩터(bioactive factors)를 적재적소에, 원하는 형상으로 배열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꿈의 기술이었다.
이후 2005년경, 조직공학 분야 연구자 중 3차원 구조체 제작 기술에 초점을 두어 연구하는 연구자(기계공학 기반 조직공학 연구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세포를 직접 프린팅할 순 없을까?” 세포를 직접 프린팅해서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면 실제 인체 조직과 똑같은 세포 배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토머스 볼랜드 미국 텍사스대 교수, 가버 포각스 미주리대 교수, 웨이선 드렉셀대 교수 등은 이 무렵 그 개념을 논문을 통해 제시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세포는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 것보다 적절한 위치에 배치했을 때 세포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며 3차원의 기능적 단위체로 기능할 수 있었다.
이후 연구자들은 한 가지 종류의 세포에서 여러 종류의 세포로 확장하며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기능적 유닛을 만들어냈고, 구형(spheroidal)·도관형(tubular)·판상형(planar)의 구조 등을 통해 조직 재생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형태를 가진 세포의 응집체(aggregates)를 만들 수 있다 보니 그 자유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그 기능적 단위체의 제조를 용이하게 하고, 이러한 단위체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는 기술이 결합돼 단위체 간 자가조립(modular assembly·bioassembly 등)을 구 현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가능성 높은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조직 특성에 맞는 프린팅 기술 선택해 제조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잉크젯 방식은 압전 액추에이터(piezoelectric actuator)로 세포를 포함한 프린팅용 소재, 즉 바이오잉크에 기포를 생성해서 그 부피만큼의 바이오잉크를 밀어내어 패턴을 만드는 방식이다. 종이에 인쇄하는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해상도가 매우 높지만, 3차원 구조를 구현하기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 미세토출 기반(microextrusionbased bioprinting) 방식은 바이오잉크를 담 고 있는 주사기에 압력을 가해 재료를 토출하고, 노즐을 통해 출력하는 방식이다. 타 방식들에 비해 정밀도(약 100㎛ 내외)가 낮지만 안전성 및 체내 구조들의 스케일을 고려했을 때 조직 및 장기 프린팅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레이저 기반(laser-assisted bioprinting) 방식은 광경화성 소재를 사용해 레이저로 선형 패턴 및 2차원 그림을 투사해 그 형태대로 가교해 3차원 구조를 구현한다. 기존 프린팅 방식과는 달리 노즐이 필요 없고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동일한 부피의 구조체를 제작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적은 데 비해 광가교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다양한 독성 물질 등으로 인해 체내 이식 목적보다는 체외 생체 모사체 제작 등에 활발히 이용된다.
이 중 어떤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조직을 구현할지는 조직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피부조직의 경우 진피-표피를 이루는 서로 다른 세포의 레이어를 구현하기 때문에 잉크젯 혹은 레이저 기반 방식의 프린팅 기술이 적합할 수 있다. 반면 심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심장근육 내 근육 섬유의 배열 및 치밀도 등을 고려해 미세토출 기반 방식이 적절할 수 있다.
즉 조직의 부피 및 형상을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바이오프린팅 방식이 결정된다. 또 피부와 심장근육은 질감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이런 특성은 조직 내 존재하는 세포의 타입에 따라서, 그리고 그 세포가 사는 미세환경에 따라서 제어가 가능하다.
실제로 피부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세포인 섬유아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기질(ECM)의 성분은 심장에 존재하는 심근 섬유아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기질 성분과 큰 차이가 있다. 심장근육은 단면적으로 계산했을 때 거의 100%에 가깝게 세포가 치밀하게 배열돼 있지만, 피부의 진피층에 있는 세포는 상대적으로 듬성듬성 존재한다.
이러한 조직학적· 생리학적 차이를 인공장기 기술에 반영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바이오잉크 소재를 제어할 수 있다.
진화하는 3D 바이오프린팅
최근에는 3D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바이오잉크의 소재로 각 조직 및 장기에 특이적인 성분으로 구성된 생체재료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범용성을 갖는 콜라겐, 알지네이트, 피브린 등의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조직 프린팅을 위해서 실제 피부(동종·이종)에서 세포만 모두 제거하고 남은 세포외기질을 바이오잉크 소재로 사용한다. 그 조직과 장기에 특이적인 세포외기질을 사용한 프린팅용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잉크 소재의 농도나 혹은 분자량 등에 따라서 인공 조직·장기의 강성 또한 제어가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섬유아세포를 다량 추가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직의 강성이 증가하는 방식 등의 활용도 가능하다.
국내외 여러 기관 및 기업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장기 및 신체조직 재건을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전성을 검증하는 허가기관의 가이드라인 및 표준화 부재 등으로 인해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외에서 3D 바이오프린팅 조직 및 장기가 포함된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규제에 대해 활발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곧 이의 실제 임상 및 상용화 진행 성공사례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소개>
장진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바이오프린팅 기반 조직공학 기술 개발 및 응용이다. 특히 다중 스케일의 인체 조직 및 장기 제작을 위한 조직 유래 바이오잉크 소재 발굴을 통해 기능이 향상된 바이오 조직 및 장기 제조가 가능함을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영상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결손 부위에 딱 맞는 의료제품(의료삽입물·보형물 등)을 제작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 중 3D 프린팅 기술이 실제로 가장 잘 활용되는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보형물에서 인공장기까지, 3D 프린팅의 진화
3D 프린팅 기술 개발은 이미 한참 전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맞춤형 의료 제품을 이용해 손실된 뼈 조직을 복원하고, 성형용 보형물 및 선천적 기관지 연화증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간 학계·산업계·병원·규제기관이 각고로 노력한 끝에 현재는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등재된 4등급 의료기기가 돼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이 기존에는 보형물 기능의 맞춤형 구조체를 만드는 기술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이식을 위한 인공장기 제작 기술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이식형 의료기기와는 달리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결손 조직 및 장기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체를 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 인공 간·혈관· 각막·심장·근육 등을 개발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인체 장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고도의 기능을 구현하지는 못한 상태다.
세포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
그렇다면 조직공학자들은 어떤 계기로 3D 프린팅을 인공장기 제작에 활용하게 되었을까.
그 역사는 1980년대 후반, 미국 하버드대의 조지프 바칸티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이자 모더나 설립 멤버인 로버트 랭거 교수가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각각 의사 과학자, 생체재료 연구자로 생체적합성 소재를 이용해 인체 내 일부 장기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이후 다양한 폴리머 프로세싱 기법(salt leaching·phase separation 등)을 사용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송송 난 보형물을 만들었고, 여기에 세포를 심어 체내 결손 부위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 보형물은 인체 내에서 분해될 수 있는 소재로 제작됐기 때문에 금속 판(metal plate)처럼 재수술을 통해 몸에 넣어둔 보형물을 다시 빼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보형물을 만들다 보니, 원하는 형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스펀지처럼 보형물을 만들고 인체에 적합한 형태로 깎아서 사용하는 것도 시술자에 따라 큰 편차가 생기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컴퓨터 지원 제조(CAM·Computer-Aided Manufacturing)’ 기술을 기반으로 한 ‘쾌속조형기술(rapid prototyping·solid freeform fabrication)’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기술이 현재 일컫는 3D 프린팅 기술의 전신이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생체재료, 바이오액티브 팩터(bioactive factors)를 적재적소에, 원하는 형상으로 배열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꿈의 기술이었다.
이후 2005년경, 조직공학 분야 연구자 중 3차원 구조체 제작 기술에 초점을 두어 연구하는 연구자(기계공학 기반 조직공학 연구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세포를 직접 프린팅할 순 없을까?” 세포를 직접 프린팅해서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면 실제 인체 조직과 똑같은 세포 배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토머스 볼랜드 미국 텍사스대 교수, 가버 포각스 미주리대 교수, 웨이선 드렉셀대 교수 등은 이 무렵 그 개념을 논문을 통해 제시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세포는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 것보다 적절한 위치에 배치했을 때 세포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며 3차원의 기능적 단위체로 기능할 수 있었다.
이후 연구자들은 한 가지 종류의 세포에서 여러 종류의 세포로 확장하며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기능적 유닛을 만들어냈고, 구형(spheroidal)·도관형(tubular)·판상형(planar)의 구조 등을 통해 조직 재생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형태를 가진 세포의 응집체(aggregates)를 만들 수 있다 보니 그 자유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그 기능적 단위체의 제조를 용이하게 하고, 이러한 단위체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는 기술이 결합돼 단위체 간 자가조립(modular assembly·bioassembly 등)을 구 현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가능성 높은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조직 특성에 맞는 프린팅 기술 선택해 제조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잉크젯 방식은 압전 액추에이터(piezoelectric actuator)로 세포를 포함한 프린팅용 소재, 즉 바이오잉크에 기포를 생성해서 그 부피만큼의 바이오잉크를 밀어내어 패턴을 만드는 방식이다. 종이에 인쇄하는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해상도가 매우 높지만, 3차원 구조를 구현하기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 미세토출 기반(microextrusionbased bioprinting) 방식은 바이오잉크를 담 고 있는 주사기에 압력을 가해 재료를 토출하고, 노즐을 통해 출력하는 방식이다. 타 방식들에 비해 정밀도(약 100㎛ 내외)가 낮지만 안전성 및 체내 구조들의 스케일을 고려했을 때 조직 및 장기 프린팅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레이저 기반(laser-assisted bioprinting) 방식은 광경화성 소재를 사용해 레이저로 선형 패턴 및 2차원 그림을 투사해 그 형태대로 가교해 3차원 구조를 구현한다. 기존 프린팅 방식과는 달리 노즐이 필요 없고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동일한 부피의 구조체를 제작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적은 데 비해 광가교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다양한 독성 물질 등으로 인해 체내 이식 목적보다는 체외 생체 모사체 제작 등에 활발히 이용된다.
이 중 어떤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조직을 구현할지는 조직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피부조직의 경우 진피-표피를 이루는 서로 다른 세포의 레이어를 구현하기 때문에 잉크젯 혹은 레이저 기반 방식의 프린팅 기술이 적합할 수 있다. 반면 심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심장근육 내 근육 섬유의 배열 및 치밀도 등을 고려해 미세토출 기반 방식이 적절할 수 있다.
즉 조직의 부피 및 형상을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바이오프린팅 방식이 결정된다. 또 피부와 심장근육은 질감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이런 특성은 조직 내 존재하는 세포의 타입에 따라서, 그리고 그 세포가 사는 미세환경에 따라서 제어가 가능하다.
실제로 피부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세포인 섬유아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기질(ECM)의 성분은 심장에 존재하는 심근 섬유아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기질 성분과 큰 차이가 있다. 심장근육은 단면적으로 계산했을 때 거의 100%에 가깝게 세포가 치밀하게 배열돼 있지만, 피부의 진피층에 있는 세포는 상대적으로 듬성듬성 존재한다.
이러한 조직학적· 생리학적 차이를 인공장기 기술에 반영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바이오잉크 소재를 제어할 수 있다.
진화하는 3D 바이오프린팅
최근에는 3D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바이오잉크의 소재로 각 조직 및 장기에 특이적인 성분으로 구성된 생체재료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범용성을 갖는 콜라겐, 알지네이트, 피브린 등의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조직 프린팅을 위해서 실제 피부(동종·이종)에서 세포만 모두 제거하고 남은 세포외기질을 바이오잉크 소재로 사용한다. 그 조직과 장기에 특이적인 세포외기질을 사용한 프린팅용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잉크 소재의 농도나 혹은 분자량 등에 따라서 인공 조직·장기의 강성 또한 제어가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섬유아세포를 다량 추가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직의 강성이 증가하는 방식 등의 활용도 가능하다.
국내외 여러 기관 및 기업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장기 및 신체조직 재건을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전성을 검증하는 허가기관의 가이드라인 및 표준화 부재 등으로 인해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외에서 3D 바이오프린팅 조직 및 장기가 포함된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규제에 대해 활발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곧 이의 실제 임상 및 상용화 진행 성공사례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소개>
장진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바이오프린팅 기반 조직공학 기술 개발 및 응용이다. 특히 다중 스케일의 인체 조직 및 장기 제작을 위한 조직 유래 바이오잉크 소재 발굴을 통해 기능이 향상된 바이오 조직 및 장기 제조가 가능함을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